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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보다 복잡한 네트워크, 버섯 [균류 : 우주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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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E 2021. 9. 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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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간의 뇌는 작은 우주라고 합니다.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뉴런이 서로 정보를 전달하면서 인간이 생각하고 판단하게 합니다.

뇌과학은 뇌의 작용을 해명해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밝혀야 할 게 많습니다. 가령 죽은 뇌세포를 살리거나 대체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입니다.

뇌만 해도 현재의 과학으로는 '넘사벽'인데 훨씬 복잡한 네트워크의 끝판왕이 있습니다.

바로 버섯입니다.

'환상의 버섯'이라는 다큐멘터리에는 버섯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버섯은 균류라는 지하 제국 지배자가 땅 위로 밀어올린 열매입니다.

버섯은 균류의 유전자를 포자 형태로 퍼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균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다세포 생명체로 그 화석이 26억년 전 용암 지층에서 발견됐습니다. 

동물은 6억년 전 균류에서 분화됐으니 모든 동물이 균류의 후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물이 소화기관에서 영양소를 소화하는 길을 택해 내부에 복잡계를 키웠다면, 균류는 외부에서 영양소를 소화시킴으로써 몸 바깥을 복잡계의 우주로 건설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균류 150만종 이상이 존재하며, 이는 지구상의 식물종을 다 합친 것보다 6배나 많은 숫자입니다. 

땅 밑은 전부 균류라고 보면 됩니다.

균류에는 탄화수소를 탄소와 수소로 분리시키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탄화수소 결합 형태의 생명체는 모두 균류의 먹잇감입니다.

이렇게 균류는 생명이 다한 것을 분해해 다른 것으로 바꾸고 이동시킵니다.

균류는 식물들의 메신저이기도 합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나무들은 땅 밑에서 균류를 매개체 삼아 서로 신호물질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균류는 지구상에서 생명이 순환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지휘자이자 지배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실로시빈 버섯이 우울증 치료에 획기적인 효과를 내는 게 입증됐습니다. 

계속 먹어야 하는 우울증 약과 달리 실로시빈 추출물로 만든 약은 1~3회 복용만으로 우울증을 말끔히 치료하는 효능이 있는데, 해외에는 이에 대한 체험담이 넘쳐납니다.

인상적인 것은 환각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이 약을 복용한 이들의 체험담은 하나같이 자신을 큰 네트워크의 일부로 느낌으로써 우울증을 떨쳐내고 죽음에 대한 공포도 극복했다고 말한다는 점입니다. 실로시빈의 약리작용이 균류의 네트워크 안으로 인간을 초대하는 모습은 신비롭습니다.

확실히 인간이 독립적인 개체가 아니라 큰 네트워크의 작은 일부라는 느낌은 죽음에 대한 부담을 덜어줍니다.

사고를 유기체에서 무기체로 확장시키면 우리는 더욱 큰 네트워크와 직면하게 됩니다. 바로 우주입니다.

현재 생명이 확인된 곳은 지구뿐이니 이 우주 전체가 무기물로 이뤄져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지구는 우주라는 큰 무기물 네트워크의 극히 작은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네트워크는 너무나 커서 하나의 별에서 다른 별로 가려면 빛의 속도로 날아가도 수백, 수천 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이 별 수천억 개가 은하, 은하 수천억 개가 은하단, 은하단 수천억 개가 초은하단, 초은하단 수천억 개가 모여 이뤄진 것이 바로 우주입니다.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단적인 방대함입니다.

만약 우주 곳곳에 생명체가 있고, 그것이 행성 수십억 개에 이른다고 한들 그 모든 생명체는 무기물에 비하면 극히 미세한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주에 대한 상상은 생명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줍니다. 생명을 잃고 원자로 돌아가는 게 어쩌면 상실이 아니라 더욱 큰 근원적인 감각으로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뇌를 비롯한 생명체 네트워크를 연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균류와 같은 거대한 네트워크까지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면 유기물과 무기물이 연동된 새로운 네트워크가 발견될지도 모릅니다.

우주론과 복잡계 과학의 콘텐츠들을 탐사하면 해보는 상상입니다.

균류는 가장 오래된 생명체
모든 동물의 출발점이자
생명 순환 네트워크를 지배

인간은 독립적 개체가 아니고
무한한 우주 네트워크의 일부

균류의 연구는 어쩌면
우주를 이해하는 열쇠일지도

 

출처:

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8/83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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