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걸그룹 블랙핑크의 다큐 영화가 일본의 국민 아이돌 아라시의 다큐 영화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2002년 ‘겨울연가’로 시작된 한류 드라마 붐이 다시 온 것 같지만, 중장년 여성층이 ‘욘사마’에 열광했던 과거와는 양상이 전혀 다릅니다. 한류 팬이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의 영향이 큽니다. 업계에서는 장기간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젊은 남성들까지 집에 머물며 넷플릭스로 시간을 보내다 ‘이태원클라쓰’ ‘빈센조’ 같은 비즈니스 드라마를 발견하면서 ‘한류 드라마는 여성이 보는 것’이라는 편견이 깨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 한류 문학/ 웹툰도 인기
일본 내 한류는 문학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젊은 여성 작가 김수현의 에세이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23만 부(올해 3월 기준)나 팔리며 일본 내 역대 한국 출판물 판매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손원평의 소설 『아몬드』는 아시아권 소설 최초로 2020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해외 문학이 잘 팔리지 않는 일본 출판시장에서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만화 왕국 일본에서 우리 웹툰의 진격도 주목할 만합니다.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작년 매출 376억 엔(약 3828억원)을 기록하며 일본 앱 시장에서 게임을 제외한 앱 중 매출 1위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월간 이용자는 750만 명에 이릅니다.
픽코마 매출 1위인 ‘나 혼자만 레벨업’은 최근 일본에서 단행본으로도 출간돼 100만 부수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 내 K팝 영향력
일본에서 K팝의 영향력은 세간에 알려진 것 이상입니다.
BTS는 지난 3월 일본 골든디스크 대상에서 8개 부문을 휩쓸고,
최근 일본에서 낸 베스트 앨범 ‘BTS, THE BEST’는 첫 주 78만 장이 넘게 팔리며
지난 1월 27일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개봉 130일째인 지난달 5일 누적 매출액 200억원을 넘긴 올해 첫 작품(201억원)이 됐습니다. 열기는 출판으로 확산됐습니다. 4월 출간된 『귀멸의 칼날』 단행본 완결편인 23권은 교보문고에서 4주 연속 종합 1위를 기록했고, 예스24 상반기 결산에선 만화 베스트셀러 1위부터 25위까지를 한정판과 공식 팬북을 포함한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석권했습니다.
‘귀멸의 칼날’ 신드롬은 우익 논쟁을 내포하고 있기에 더욱 주목됩니다.
실제로 원작 만화부터 주인공 탄지로의 귀걸이 디자인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지속돼 왔고, 논란을 반영해 수출용 극장판에선 귀걸이 디자인이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논란 탓에 업계에선 당초 10~20만 관객을 예상했으나, 20대(54%) 남성(57%)을 중심으로 ‘n차 관람’ 열풍과 함께 4개월 이상 장기 흥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사히 신문도 영화를 n차 관람하고 만화 전권을 구입했다는 20대 대학생의 “일본이라면 뭐든 싫다고 거부하는 자세가 옳은가. 문화를 즐긴다고 매국노가 되는 일은 없다”는 인터뷰를 소개했습니다. 강태웅 교수는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태어난 세대는 이전 세대가 느끼던 부담감이 없다”면서 “전통적으로 글로벌 콘텐트였던 일본 대중문화는 ‘노 재팬’을 비롯한 한·일 관계의 영향 없이 꾸준한 소비층을 확보해 왔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창민 한국외국어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는 “패스트 패션이나 맥주는 다른 것으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독창적인 소프트웨어는 대체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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