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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왜 K드라마는 먹히고 한류 드라마는 잠잠

Entertainment/Broadcasting

by 다시E 2022. 2. 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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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은 한국산인데, 왜 K드라마는 먹히고 한류 드라마는 잠잠하지?

 

어떻게 ‘K드라마 현상’이 벌어졌을까요.
근래 세계가 한국 드라마를 주목한 데에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역할이 단연 큽니다.

‘한류 드라마’와 구분해 ‘K드라마’라는 용어도 생겼습니다.


FOMO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직역하면 ‘놓치는 것에 대한 공포(fear of missing out)’라는 뜻입니다.

한국에서는 충동적 주식투자 심리 등 경제 분야에 주로 쓰이지만 영어권에서는 ‘어떤 유행을 따라잡으려는 강박’ 모두를 이렇게 부릅니다. K드라마가 단순한 흥행을 넘어 FOMO를 유발하고 있다는 게 해외 매체들의 평입니다. 2021년 10월20일 〈워싱턴포스트〉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강력한 FOMO”를 불러왔다고 적었습니다. 해외 온라인 포럼에는 ‘FOMO 방지를 위해 〈오징어 게임〉 본 척하는 법’이라는 게시물이 돕니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 흥행 성적은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독보적입니다.

그러나 홀로 튀는 예외적 사건은 아닙니다.

‘K드라마 현상’으로 묶을 만한 흐름이 보입니다.

지난해인 2020년 12월 나온 스릴러물 〈스위트홈〉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률 10위권(톱 10)에 올랐습니다.

최고 순위는 3위였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15일 공개된 〈마이 네임〉 역시 한 달 가까이 드라마 부문 10위권을 유지했습니다.

2021년 11월19일 방영을 시작한 〈지옥〉은 열흘 넘게 세계 시청률 1위에 올라 있습니다(12월1일 기준).

외신은 리뷰 기사를 쏟아내고, 해외 누리꾼들은 SNS에 관련 밈(meme, 패러디)을 퍼뜨립니다.

K드라마 현상의 핵심은 ‘서구권 인기몰이’입니다. 

당초 주로 흥행하는 무대가 아시아권역 내인 ‘한류 드라마’와 구분하기 위해 생겨난 용어가 K드라마입니다. 

자동차나 휴대전화, 운동선수의 해외 성공과 달리 K드라마의 인기에는 단순히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았다’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는 사상을 담기 때문입니다.

세계 영화 시장을 미국이 석권해온 까닭은 미국이 가장 강하거나 부유한 국가여서만은 아닙니다.

민주주의, 자유, 시민권 등 할리우드가 전파해온 ‘미국적’ 사상을 세계가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K드라마의 약진은 이 전통적 세계에 균열을 불러왔습니다.

한국이 서구에 사상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해외 언론도 궁금하게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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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26일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윤여정씨는 “몇 주 전 영국 〈가디언〉 기자가 한국 대중예술이 이렇게 갑자기 각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윤씨는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상(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인 최초입니다. 윤여정씨는 〈가디언〉에 “한국에는 늘 좋은 영화·드라마가 있었다. 단지 세계가 지금 우리에게 갑자기 주목할 뿐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근래 세계가 한국 드라마를 주목한 데에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역할이 단연 큽니다.

제작과 방영 양쪽에 기여했죠.

넷플릭스는 직접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창작자들에게 제작비를 지원했습니다.

넷플릭스는 간접광고(PPL) 부담을 지우지 않고, 콘텐츠 내용에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관객의 접근성도 높였습니다.

현지 방송사·극장의 벽이 사라졌고, 더빙을 제공해 언어의 한계도 허물었습니다.

얄궂게도 이 추세를 부추긴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때문에 넷플릭스 시청 시간이 늘어나며 콘텐츠 ‘소모’가 가속화됐습니다. 해외 온라인 게시판에는 유명 영어 드라마를 모두 본 뒤 여타 콘텐츠를 찾아다니던 와중 우연히 K드라마를 ‘발견’한 경험을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 K드라마와 ‘한류 드라마’의 차이

그런데 사실 넷플릭스 진출 이전에도 서구권에는 한국 드라마 마니아들이 있었습니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4년 한국 드라마에 대한 미국 시청자 수를 약 1800만명으로 추산했습니다. 

한 문화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왜 한국에 진출했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미 2015년께 미국 내 외국어 드라마 중 한국 드라마가 가장 시청 인구가 많다는 조사가 나와 있었다. 한국을 성공 가능성 있는 파트너로 여겼다는 의미다”라고 말했습니다. 

종전에도 한국 드라마에 관심을 가진 시청자들이 서구권에 있었는데,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자와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게 되자, 이 저변이 폭발적으로 확대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K드라마 현상은 2000년대 초반 한류 드라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읽힙니다.

중국과 일본에서 품질을 검증받은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 방영이 가능한 플랫폼에 오르자 서구권이 “갑자기 주목”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인기를 끄는 ‘K드라마’와 전통적 ‘한류 드라마’의 면면을 보면 아귀가 맞지 않습니다. 좁게 보면 장르, 넓게 보면 스타일 차이가 크죠.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K드라마는 주로 스릴러, 공포물에 속합니다. 초현실적 재난 상황을 다루며, 피가 튀고 살점이 잘립니다. 한류 드라마는 대부분 로맨스, 가족물입니다. 젊은 배우들의 사랑과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주된 내용입니다. 사실 최근까지도 한국 드라마의 주류 장르는 이쪽이었습니다. ‘장르물’이라고 불리는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는 철저히 마니아들의 영역이었습니다.

한류 드라마(로맨스물)가 서구권에서 보편적 인기를 끌지 못한 까닭이 오로지 방송사와 언어의 벽 때문이었다면, 이를 해결한 넷플릭스 등장 이후에는 ‘한국 주류 드라마’인 로맨스물 역시 인기를 끄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 시청률 최상위권에 오르는 K드라마 가운데 로맨스물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간단히 말해 세계는 ‘한국산 드라마’라고 다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롤링스톤〉 등에 기고해온 미국 평론가 레지나 킴은 미국 일반 시민들이 한국 드라마에 대해 입장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시사IN〉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이전에도 미국에 적지 않은 한국 드라마 마니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로맨틱 코미디는 미국 주류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라고 답했습니다. 

“친구나 동료들과 터놓고 한국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불행히도 아시아 드라마 시청을 굉장히 특이하고 기이한 취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몰래 즐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미국 주류 매체들이 조명한 최초의 K드라마는 〈킹덤〉(2019)이며,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은 “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쿨하고 트렌디하다고 인식하게 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다수 미국인에게 쿨한 것은 ‘K드라마’일 뿐, 한류 드라마는 아닌 것입니다.

 

 

출처:

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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