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의 세계관은 독특합니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아티스트 멤버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 멤버가 서로 교감하며 성장해간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합니다. 에스파가 ‘메타버스 걸그룹’인 이유입니다.
에스파는 ‘에스엠컬처유니버스(SMCU)’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메타버스를 접목한 SMCU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는 미래 엔터테인먼트 세상”이라며 “SMCU 안에서 아티스트와 뮤직비디오, 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지식재산권(IP)이 연결되는 콘텐츠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은 메타버스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미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NFT는 ‘디지털 재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내 건물, 부동산, 캐릭터, 캐릭터가 착용하는 소품까지 모두 NFT로 제작 및 거래되고 있습니다.
에스파의 아바타 멤버들이 존재하는 메타버스 세상에서도 NFT는 디지털 재산이자 콘텐츠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메타버스는 프로슈머들이 와서 놀고, 창조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SM의 콘텐츠가 프로슈머에 의해 재창조되도록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재창조되는 콘텐츠의 방향은 NFT를 통해서 제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수만의 NFT 공약, 성공할까? ‘IP‧팬층’ 두 가지 성공 요소 뚜렷
‘SM표’ 메타버스에서 NFT로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이 프로듀서의 목표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SM은 성공적인 NFT 사업을 위한 두 가지를 모두 갖췄습니다. IP와 팬층이 그 두가지입니다. 때문에 이 프로듀서가 밝힌 목표도 실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음악, 영상, 웹소설 등 모든 형태의 콘텐츠가 NFT로 발행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유명 IP를 확보하면 NFT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NFT 사업에 나서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IP 확보를 위해 엔터테인먼트사들과 협업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SM의 경우 에스파, NCT 등 SM에 소속된 아티스트 자체가 IP입니다. 뮤직비디오, 공연 영상, 음원 등 IP로부터 창출될 수 있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합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P의 측면에서 SM은 케이팝 시장에서 가장 많은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남자 IP(NCT)와 여자 IP(에스파)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IP가 NFT 발행을 위한 기반이라면, NFT 판매 및 사용을 위한 기반은 팬층입니다. 팬층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점은 케이팝이 NFT와 잘 어울리는 이유로 꼽힙니다. 케이팝 팬들 사이엔 굿즈에 돈을 아끼지 않는 문화가 형성돼있습니다. 또 아티스트의 후속곡이나 앨범 콘셉트를 팬들이 투표로 결정한 사례도 꾸준히 쌓여왔습니다.
NFT가 토큰마다 고유 가치를 지니는 만큼, NFT로 판매되는 굿즈는 모두 가치가 다르고 복제가 불가능한 한정판입니다. 팬은 한정판 굿즈를 구매함으로써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할 수 있습니다. 굿즈를 구매한 팬에게 아티스트의 콘셉트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SM의 팬층은 그 어느 엔터테인먼트사보다 탄탄합니다. 특히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서도 팬과 아티스트 간 소통 문화가 잘 구축돼있습니다. 디어유는 아티스트가 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플랫폼 ‘버블’을 운영합니다. 수많은 팬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내는 구독 방식으로 버블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팬층이 두텁고 팬 문화가 잘 정착돼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SM이 NFT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가능성도 큽니다. 특정 NFT를 구매한 팬에게 아티스트의 메시지 등 버블과 비슷한 혜택을 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에 디어유 역시 메타버스 및 NFT 사업 진출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솔라나’ 선택하면? 크립토 커뮤니티 공략 가능
SM이 NFT를 발행할 때 사용할 블록체인 플랫폼으로는 솔라나가 꼽히고 있습니다. SM은 사내에 NFT 담당자를 두고, NFT 발행을 위한 플랫폼으로 솔라나 블록체인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NFT 사업 계획을 밝힌 자리도 솔라나가 주최한 컨퍼런스입니다.
성공적인 NFT 사업을 위해선 NFT 구매에 익숙한 크립토(가상자산) 커뮤니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평소 SM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팬들도 NFT를 구매할 수 있으나, NFT 구매에 가상자산 지갑 설치 등 진입장벽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크립토 커뮤니티를 공략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솔라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비해선 커뮤니티가 약하지만, NFT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커뮤니티를 확보하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올해 들어 이더리움 기반 NFT 컬렉션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비슷한 컬렉션을 발행하는 프로젝트들이 다수 생겼습니다. 그 중 솔라나 기반 프로젝트들이 대부분입니다.
크립토펑크, 보트 에이프 요트 클럽 등 이더리움 기반 캐릭터 NFT 컬렉션들이 인기를 얻자 솔라나 기반의 캐릭터 NFT 컬렉션 ‘퇴화된 유인원 아카데미(DAA·Degenerate Ape Academy)’도 완판 기록을 세운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솔라나 기반 NFT 커뮤니티가 형성됐습니다.
따라서 솔라나를 중심으로 하는 NFT 커뮤니티와 팬층, 에스파 등 아티스트로 확보한 IP를 잘 활용하면 SM은 NFT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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