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행동이 자신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양육자들이 아이의 행동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불안을 아이에게 표출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는 대체로 완벽주의적 사고를 가진 분석 판단형 양육자의 경우에 해당될 수 있겠지요. 원칙에 따른 삶도 옳고 훌륭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왜 그런 선택을 하고 행동했는지를 살펴보아 주는 것이 너무나 절실합니다. 양육자가 너무 예민하게 원칙을 고수하는 태도를 보이면 아이는 점점 더 불안해지고 더욱더 예민하게 굴 테니까요.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너무 버거워서 될 대로 돼라 하면서 포기하고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예민한 아이들을 키우는 많은 엄마들이 결국 빠질 수밖에 없는 함정과 같아요.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려 해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의 짜증이 계속되면 양육자는 아이와의 지속되는 실랑이를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는 감정적이고 거절 못하고 일관성이 부족한 사교상호작용형 양육자 이거나 배려심이 너무 높고 공감력이 높아 아이의 떼쓰는 행동을 이겨내지 못하는, 에너지 레벨이 낮은 순응형 양육자의 경우가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분들의 경우는 올바른 훈육의 원칙을 정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원칙을 흔들림 없이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주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사실은 매우 불안해할 수밖에 없지요. 안전한 울타리가 없는 상황에서 예민한 아이들은 기댈 데가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아이를 지배하고 자기의 기대에 따르도록 압박하는 주도지시형 양육자의 경우 대부분 이런 식의 반응을 하게 됩니다. 어른들께서 하시던 말씀이 이에 해당되지요.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거나 억압당한 아이는 분명 그 자리에서는 덜 예민하게 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은 덜 예민해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크게 울고 떼를 쓰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양육자의 이러한 태도는 아이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고 자신의 감정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아이는 자존감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고 결국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없는 아이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이는 성숙하고 통합적인 행동을 보이는 양육자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예민한 아이를 대하려면 아이가 언제 예민한 행동을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식의 짜증스러운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를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아이 행동의 앞뒤 맥락을 살피면서 아이의 감정을 유추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아이가 짜증스럽게 굴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기다려 주고 감정을 읽어주는 과정은 당연히 동반되어야 할 터이지요. 이렇게 하면 아이는 자신이 왜 화가 났는지를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차분한 양육자의 태도 속에서 안정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남의 탓을 하는 것은 일단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정확히 인지한다는 뜻이고 그 죄책감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을 때 야단맞을까 봐 걱정되기도 할 테고요. 이런저런 경우에 대한 무의식적인 회피기제가 작동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아이들의 행동은 자신의 곤란한 상황을 타인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해 보니 잘 안 되는데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라는 표현이지요.
자세한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엄마는 아이가 자기 잘못을 엄마에게 미루는 것만을 보게 되니 당황스럽고 속상할 수 있는 거지요.
또한 엄마가 "아이고! 쏟았네! 어쩌나!"라고 당황하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이의 불안함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데이거나 다치지 않은 것만 확인하시고 침착하게 대해 주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일단 아이가 한 말이 아니라 아이의 상황을 보아주시고 속마음을 읽어 주세요.
엄마 탓이라고 항변하는 아이의 말에 너무 마음 상하지 마시고 일단 아이에게 물어봐 주세요. "컵이 떨어졌구나! 안 다쳤니? 코코아가 흘러서 속상했겠네." 이렇게 말이지요. 그리고 아이에게 상황을 물어보세요. 어쩌다 이리 된 거야?라고 하시면 아이는 뭐라고 대답을 하겠지요. 이때 그랬다고 하면서 상황을 이해해 주세요.
남 핑계를 대는 것이 좋지 않은 일임을 훈육하시려면 여기까지가 잘 마무리되어 있어야 해요. 다시 말해 아이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아주시고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여 주신 후에야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알려 주실 수 있다는 거지요.
즉,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안전감이 있다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부정하지 않고 올바로 인지하면서 보다 잘 고칠 수 있을 거예요.
"자신의 실수를 남에게 미루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란다." 라고 담담하고 가볍게 말씀해 주세요. 아이는 충분히 엄마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거예요.
먼저,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시고 인정해 주세요.
"아~ 그런 생각을 했구나~ 그럴 수 있겠네~ 많이 고민하고 생각한 모습이 보여 대견하다~"라는 식이죠.
이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한 것에 대한 존중이자, 아이의 마음에 대한 인정이 됩니다. 이러한 인정은 아이로 하여금 어떠한 상황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취하려는 의지를 강화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자라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부모님 보시기에 조금 억지라고 생각이 되거나, 너무 한쪽만을 보고 한 결정이라고 생각되면,
"그런데 엄마가 하나 조금 염려스러운 게 있네. 만약에 그렇게 할 경우, 엄마는~~~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말해주세요.
부모는 흔히 이런 경우에, 앞의 말은 없이 "그건 그게 아니야! 이런 것도 생각해야지! 그건 말이 안 돼!"라고 하면서 아이의 결정이나 선택을 무시해버리곤 합니다. 물론 부모는 무시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지요. 이러한 반응은 아이에게 자율성과 주도성이 무시되었다고 느끼게 합니다. 부모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이 되어도 수긍하기보다 자기 생각이 맞는다는 것을 끝까지 고집을 피우며 관철하려 들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자율성 욕구를 채우려는 반론인 셈이지요. 아이의 성향에 따라 바로 부모의 말에 수긍하는 듯한 모습의 아이도 있으나 이 또한 겉으로 드러내지 못할 뿐 오히려 아이가 기가 죽게 하여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결국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되게 하는 것이지요.
부모의 사소한 반응의 실수가 아이의 자율성을 빼앗고,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로 하여금 주도적이고 근면하기보다는 수동적이고 피상적으로 만들 수 있고요.
아이의 잘못된 결정이나 선택을 지적하고 고쳐주려고 하기보다 먼저, 그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주고 그 선택과 결정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세요. 지적보다는 양방향 대화를 통해 아이 스스로 무엇을 고려하지 못했는지 생각하고 수정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율감이 높아지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출처:
blog.naver.com/bumoschool/222421928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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