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에서 게임이나 업무 등 현실의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는 '메타버스'가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재택근무도 하고, 원격 교육도 하고, 랜선 라이브나 랜선 여행 같은 가상 이벤트도 열리고 언택트 문화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소통 플랫폼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언택트 문화를 즐기는 장소가 어딘가 해서 보니까 메타버스였습니다. 요즘 미국 10대들에게 유튜브나 넷플릭스보다 더 인기가 많은 게 '메타버스'입니다. 메타버스는 Z세대들의 놀이터라고 불리우고 있습니다.
#배우가 꿈인 이 모양(14)은 제페토에 'IDL 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이양은 가상 공간에 차린 연예기획사에서 직접 드라마 대본을 쓴다. 제작자가 된 그는 자신의 작품에 출연할 배우 즉 아바타도 선발한다. 이양이 이곳에서 만든 드라마는 다섯 개. 이양은 "내 드라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길수록 뿌듯함을 느낀다"며 웃었다. 현실에서의 꿈을 가상의 공간에서 미리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의 기능보다 가상 세계 속 소셜미디어 기능에 주목한 것 또한 10대의 높은 인기를 끈 이유입니다. 10대들은 아바타를 활용해 다양한 영상을 제작합니다. 뮤직비디오, 드라마, 브이로그 등을 '피드'에 업로드하는데, 피드는 페이스북의 타임라인과 유사한 SNS 담벼락입니다. 피드의 영상 속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아바타입니다. 아바타가 레드벨벳, 아이유 등 가수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브이로그에 출연하는 형태입니다. 제페토 이용자 이 모(14)양은 아바타를 활용한 드라마를 주로 제작합니다. 이 양은 "직접 대본을 만들고 촬영을 하면서 아바타에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며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지거나, 콘텐츠 반응이 좋으면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양이 속한 크루는 아바타 외모를 관리하는 '모델', 드라마를 담당하는 '배우',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아이돌' 등 13명의 아바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했습니다.
많은 팔로워를 확보한 이용자는 가상세계의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합니다. 조민서(15) 양은 제페토에서 3만 2,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지닌 '제페토 파트너'입니다. '제페토 파트너'는 팔로워가 1,000명이 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제페토가 부여하는 일종의 '인플루언서' 지위입니다. 이들은 팔로워들에게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기존 SNS 인플루언서의 소통과 비슷합니다. 조 양은 팔로워와 소통하며 "인정 받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메타버스는 '어디 너머의'를 뜻하는 메타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가 합쳐진 말로,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합니다. 기존 게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아바타에 자신을 투영하고 경제적 활동을 벌이는 등 일상생활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큽니다. 일례로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는 사용자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자신을 똑 닮은 캐릭터가 제작돼 실제로 대화하는 듯한 현실감을 줍니다. 미국의 '로블록스'는 가상화폐인 로벅스를 통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해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대표적인 것은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는 미국 내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 입성했습니다. 국내의 대표적 메타버스 플랫폼은 네이버제트의 제페토입니다.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실제와 닮은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제페토는 전세계 2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체 이용자 중 80%가 10대 청소년입니다. 과거 싸이월드 미니미가 간단한 표정과 옷차림 등으로 이용자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정도였던 반면, 메타버스 속 아바타는 이용자의 분신입니다. 이들의 아바타는 춤을 추고 특정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는가 하면, 다양한 의상을 입고 가상현실 속 패션쇼장에서 런웨이를 걷습니다.
'심즈', '동물의 숲'과 같은 가상현실 게임과 최근 유행하는 메타버스의 차별점은 '현실과의 유사성'입니다. 제페토에는 벚꽃이 만개한 한강공원과 홍대입구역을 본따 만든 '맵'이 존재합니다. 이곳에서 10대들은 다른 아바타와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은, 현실에서 친구끼리 추억을 남기는 것과 유사합니다.
메타버스는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 발표한 소설인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입니다. 소설 속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의 대체어로 컴퓨터 기술을 통해 3차원으로 구현한 상상의 공간을 의미합니다. 현실에선 메타버스의 “물리적 실재와 가상의 공간이 실감기술을 통해 매개·결합되어 만들어진 융합된 세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소설 속 개념이었던 메타버스는 미국 기반의 가속연구재단(ASF : 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에서 2007년 발표한 ‘메타버스 로드맵’에서 대안적 개념을 제시하며 현실이 되었습니다. ASF는 메타버스를 현실세계의 대안 또는 반대로 보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교차점(junction)·결합 (nexus)·수렴(convergence)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했는데, 가상 환경의 구현과 이용에 있어서 사물·기기, 행위자, 인터페이스, 네트워크 등 현실세계의 요소들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데에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메타버스 유형으로는 ASF의 기준으로 테크놀로지와 이용자 간 관계의 스펙트럼, 테크놀로지와 현실 간 관계의 스펙트럼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사적인 기술은 아바타, 온라인 프로필, 직접 등장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의 정체성과 행위성의 발현에 초점을 둔 기술을 의미하고, 외적인 기술은 이용자를 둘러싸고 있는 바깥 세계에 대한 정보와 통제력을 제공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또 증강기술은 이용자가 인식하는 물리적 환경 위로 새로운 제어·정보 시스템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기술, 시뮬레이션은 이용자 및 객체 간 상호작용을 위한 장소로써 현실을 모방한 가상의 세계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해서 메타버스는 크게 증강현실, 거울세계, 라이프로깅, 가상세계로 분류됩니다. 다만 각 유형은 명확하게 분리되기보다 점차 유형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증강현실은 이용자가 일상에서 인식하는 물리적 환경에 가상의 사물 및 인터페이스 등을 겹쳐 놓음으로써 만들어지는 혼합 현실을 의미합니다. 최근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 ‘포켓몬고’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2016년 나이언틱(Niantic)이 닌텐도와 합작으로 출시한 게임으로 개발된 지 5년이 지났으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현재도 증강 현실 대표 서비스로 꼽히고 있습니다.
나이언틱은 구글어스의 전신인 어스뷰어(EarthViewer)를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로 공간정보, 3D 모델링, 증강현실 기술에 대한 전문성에 기반해 2012년 최초의 위치 기반 증강현실 게임인 인그레스(Ingress)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포켓몬고는 전작에 스토리와 문화적 감수성이 더해져 다양한 이용자에 소구하는 대표 게임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거울세계는 물리적 세계를 가능한 사실적으로 재현하되 추가 정보를 더한 ‘정보적으로 확장된(informationally enhanced)’ 가상세계 입니다. 위성 이미지를 3D로 재현하여 실제 공간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 어스가 대표적이지요. 또 2019년 출시된 가상의 부동산 게임 업랜드미(Uplandme)도 대표적 거울세계에 해당합니다. 업랜드미는 대체불가토큰(NFT)을 사용해 부동산 투자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2020년 11월 미국 대선일에 업랜드상에서 트럼프 타워를 경매에 부치고, 같은 해 10월부터 실제 통화와 업랜드상의 부동산 간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등 현실세계와의 연동성을 높이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라이프로깅은 인간의 신체, 감정, 경험, 움직임과 같은 정보를 직접 또는 기기를 통해 기록하고 가상의 공간에 재현하는 활동입니다. ‘페이스북360’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2017년 자회사 오큘러스(Oculus)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식 앱을 출시했고, 2018년 디지털 비디오카메라 제조사인 RED와 합작으로 3D 비디오 카메라를 출시하는 등 플랫폼-3D 기기-이용자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은 2000년대 말부터 부상한 자기 수치화(Quantified Self)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서비스입니다. 개인별 맞춤형의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이용자는 개인이 달성한 기록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상세계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현실의 경제·사회·정치적 세계를 확장시켜 유사하거나 혹은 대안적으로 구축한 것을 의미합니다. 2003년 린든랩(Linden Lab)이 출시한 온라인 가상세계 서비스 세컨드라이프는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에 앞선 초창기 샌드박스형 서비스 입니다. 정부기관, 민간기업, 교육기관 등의 디지털 트윈 구축해 공연·전시회 개최, 가상 일자리 제공, 현실세계 화폐와의 환전 시스템 도입 등 메타버스 비즈니스 모델의 원형 제공했습니다.
2003년에는 세컨드 라이프라는, 아예 메타버스를 구현하고 싶었다는 서비스가 나와서 성공한 적도 있습니다. 메타버스 개념이 나온 지는 오래됐지만, 최근 들어서야 현실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3년에는 '세컨드 라이프'라는 서비스가 나왔기도 했지만 관심이 사그라졌습니다. 마침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세상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기도 했지요.
현재 메타버스는 10대 청소년의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40대 X세대도 20여년전부터 향유했던 문화입니다. RPG(역할수행게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등의 게임과 싸이월드, 세컨드라이프 등의 소셜미디어(SNS)가 초기 메타버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가상세계를 향한 동경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메타버스가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며 "오프라인 활동이 차단되면서 친구들과 함께 놀기 원하는 청소년이 메타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과거 가상세계 플랫폼은 현실과 구별할 수 있는 지점이 있었지만, 제페토 등 플랫폼은 현실과 가상의 혼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상민 대중문화평론가는 메타버스에 대해 "갑작스러운 트랜드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그는 Z세대의 높은 모바일 기기 접근성을 최근 메타버스 열풍의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는 "세컨드라이프의 경우 PC 기반의 게임이었고 3D 구현이 지금처럼 생생하지 않아 때문에 매니아층 공략에 주력해야 했다면, 제페토는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메타버스는 SNS처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SNS에 글만 쓰는 게 아니라 3D 공간을 재현해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늘어남에 따라 통화를 하거나 ZOOM 등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사용이 늘었다"면서도 "아무리 소셜 프로그램이 발달해도 '평면'을 넘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단지 화면을 보고 소통하는 것만으로는 생동감 있는 소통의 감각을 선사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메타버스가 앱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액티비티를 한다는 효과를 더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차원 가상세계'에 열광하는 10대들은, 공통적으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꾸민 아바타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자기 만족을 느낀다는 답변입니다. 제페토의 경우 이용자의 사진을 토대로 아바타의 생김새를 결정하지만, 이후 자유롭게 외모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유행하는 미인상을 대신 만들어주는 이른바 '대리 커스텀'이 성행하는 이유입니다. 기프트 카드나 문화상품권 등 금전적 사례를 받고, 이용자를 대신해 아바타의 얼굴을 바꿔주는 대리 커스텀은 '성형'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다만 이는 제페토 내에서 금지된 항목입니다. 커스텀은 이용자 본인만 가능하기 때문에, 로그인 정보를 알려줄 경우 해킹의 위험이 있습니다.
[더샌드박스] MOU (0) | 2021.05.06 |
---|---|
[플레이댑] 블록체인 서비스 NFT 활용한 메타버스 주목 MOU (0) | 2021.05.06 |
[업비트] 국내 외 암호화폐 광풍 [SEC 세이프하버/ 넥슨] (0) | 2021.04.30 |
[가상자산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와 과세 [에브리싱 랠리] (0) | 2021.04.28 |
[소액단기전문 보험사 출범] 소액단기보험업 6월 신설 [미니보험] (0) | 2021.04.20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