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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수소차 넥쏘 보다 전기차(EV)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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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E 2021. 5. 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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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미래차의 중심축이 수소차(FCEV)에서 전기차(EV)로 이동합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 때문입니다.

 

 

수소차 구동 방식.(사진=현대자동차)

 

1) 수소차를 안정적으로 구동하게 할 인프라가 부족하고,

2) 수소 에너지원의 생산방식이 친환경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소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생성된 전기로 구동되는 차량입니다. 전기차가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를 충전해 달린다면, 수소차는 충전소에서 고압(700 bar)으로 저장한 수소를 탑재한 채 달리는 것입니다. 수소를 충전하는데엔 5분밖에 안 걸립니다. 전기차와 비교해 눈에 띄게 빠릅니다.

하지만 수소차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2020년까지 국내에 63기의 수소차 충전소가 구축되었습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27기가 추가로 지어졌습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를 약 450기로 늘릴 계획입니다.
대한석유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과 일본의 수소충전소는 각각 71기, 92기입니다. 중국과 유럽은 각각 6기, 106기입니다. 2025년까지 미국은 수소충전소를 123기까지 확대하고, 일본은 640기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중국과 유럽은 각각 300기와 700기를 목표로 세웠죠.

2025년이 되면 국내에 지어질 수소차 충전소가 중국보다 150기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소차 충전소를 짓는데 약 30억원이 들어가고, 연간 운영비만 1억원 이상이 들어갑니다. 우리 정부가 목표를 지나치게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를 비롯해 각국 정부들은 수소차 수요가 빠르게 커질 것을 고려해 수소차 충전소 공급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미국은 2025년까지 수소차 5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했고, 일본과 독일은 각각 20만대, 100만대를 예상했습니다. 토요타 미라이와 현대차 넥쏘의 누적 판매대수가 2만대를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각국 정부가 수소차 보급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토요타와 현대차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차 시장에서 기권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BMW와 벤츠, GM은 일찍이 수소차 개발을 포기했죠. 최근 폭스바겐까지 가세했습니다.

현대차가 지난해 유럽 상용차 시장서 선보인 수소전기트럭(사진=현대자동차)
국가별 수소차 및 수소 충전소 보급 전망.(자료=대전세종연구원 및 언론 등)

문제는 전기차 판매가 대세를 이루면서 수소차가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0년까지 국내와 해외에서 팔린 넥쏘는 1만2717대입니다. 국내에서 84%(1만707대)가 팔렸고, 해외에서 16%가 팔렸죠.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왕좌'에 앉았던 넥쏘조차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팔렸고, 해외 시장에서는 외면받았습니다. 토요타 미라이 1세대는 2019년과 2020년 약 4000대 팔렸습니다. 수소차가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기대만큼 팔리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 넥쏘 판매량.(자료=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2021년 4월 국내 7만219대, 해외 27만5558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4만5777대를 판매했습니다. 전년동월 대비 국내는 1.2% 감소, 해외 판매는 185.1%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 및 판매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습니다. 2021년 5월 3일 현대차에 따르면 4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한 7만 219대를 팔았습니다.

 

 

 

수소차 시장에서 압도적 1위였던 현대자동차가 '왕좌'를 토요타에 넘겼습니다.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가 4일 발표한 '1분기 수소차 판매대수'에 따르면 토요타는 올해 1분기 전세계에서 2000대의 수소차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1800대를 판매했습니다. 양사의 전 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은 토요타가 49.0%, 현대차가 44.6%였습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현대차의 넥쏘(Nexo)와 토요타의 미라이(Mirai)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기차종끼리 판매 1위를 두고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일반적인 모습이죠. 그런데 수소차 시장은 지난해까지 현대차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특이점이 있습니다.

 

 

현대차 및 토요타의 수소차 점유율 추이.(자료=SNE 리서치)

 

 

2020년 1분기 전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65.1%, 토요타는 15.1%였습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무려 50% 포인트였습니다. 지난해 현대차는 한 해 동안 6500대의 수소차를 판매했고, 토요타는 1600대를 판매했습니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69.0%, 토요타는 17.0%였습니다. 3위인 혼다는 2.5%였습니다. 점유율 기준 2위부터 5위까지의 업체를 모두 합해도 현대차 점유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토요타 △혼다 △지리 △우롱의 점유율을 모두 합하면 23.0%, 현대차는 59.0%입니다.
현대차는 2018년 넥쏘를 출시한 이후 전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줄곧 1위였습니다. 토요타는 2014년 미라이 1세대를 출시했는데, 차체 소음 문제로 소비자들은 넥쏘를 선택했습니다. 미라이 1세대는 판매 1만대를 달성하는데 6년여가 걸렸는데, 현대차 넥쏘는 2년 만에 1만대를 판매했습니다.

 

토요타가 지난해 말 출시한 수소차 미라이(Mirai) 2세대.(사진=토요타)

그런데 토요타가 지난해 말 미라이 2세대를 출시하면서 수소차 시장의 '왕좌'를 탈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라이 2세대는 1세대와 비교해 주행거리가 30% 늘어나 850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수소 탑재 용량도 20% 늘었고, 연료 효율도 10% 가량 개선됐습니다. 미라이 1세대가 토요타의 프리우스를 닮았다면, 2세대 모델은 프리미엄 세단인 렉서스를 닮았다고 합니다. 토요타가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를 역전한 건 일시적인 신차 효과 때문일지 아니면 수소차 시장의 '패권'이 현대차에서 토요타로 넘어간 것일지 모릅니다. 신차 효과란 신규 모델을 출시하면 자동차 회사의 매출액이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차 효과 관점에서 보면 토요타는 미라이 2세대 출시로 인해 '반짝 효과'를 누린 후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다시 좁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대차는 2018년 넥쏘를 출시한 이후 수소차와 관련한 전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전기차와 관련한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2019년 10월 '현대차 EV 전략 방향성'을 발표했고, 이듬해 10월 현대차 '2025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EV 전략'을 발표했죠. 3차례에 걸쳐 미래차와 관련한 계획과 전략을 발표했는데, 수소차는 빠졌습니다.

 

현대차가 2019년 발표한 'EV 전략 방향성'. 수소차와 관련한 전략은 판매대수 목표가 담겼다.(자료=현대자동차)

 

2020년 현대차는 2025년까지 103만대의 친환경 자동차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기차는 56만대를, 하이브리드와 수소차는 각각 36만대, 11만대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최근 'EV 전략'을 발표하면서 올해까지 전기차는 8개차종을 출시하고 2025년까지 최소 12종류의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소차는 2023년 넥쏘 2세대를 출시하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습니다.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한 트럭도 2023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조차도 확정된 일정은 아닙니다.
이를 두고 현대차의 미래차 전략이 수소차(FCEV)에서 전기차(EV)로 이동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는 절반은 맞는 얘기로 보입니다. 일부 수소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수소차는 여전히 먼 미래에 상용화 될 제품으로 분류됩니다. 아직껏 수소를 충전할 인프라는 부족하고, 수소는 화석연료에 의존해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소차는 사용 후 물만 배출해 친환경 자동차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수소차를 구동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소 에너지는 화석연료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죠. 수소차의 친환경성을 높이려면 수소 에너지 또한 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그린수소(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에너지)를 상용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소에너지원이 자동차가 아닌 트램과 비행기, 중장비에 적합하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수소에너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시각이죠. 허버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해외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수소차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이 합리적이지 않다(because the physics behind it are so unreasonable)"라고 밝혔습니다. 허버트 디스는 수소차가 기술적 난제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와 비교해 연비가 떨어진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 2021 넥쏘 출시. 사진 = 현대차



중소형 모빌리티는 전기차가 우세하고, 트럭과 트램(노면열차), 건설용 중장비 등에는 수소 연료전지가 적합합니다. 특히 무게가 무거울수록 더 높은 출력이 필요한데, 수소는 출력이 높은 에너지원입니다. 수소의 질량당 에너지 밀도는 142KJ/g으로 휘발유의 4배, 천연가스의 3배 수준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수소 에너지를 자동차에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수소 연료전지를 중장비와 항공기, 열차 등에 탑재하는 시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술로는 수소 에너지원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할 수 없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 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수소 에너지는 4%에 그칩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된 수소 중 약 48%는 천연가스에서 생성된 블루 수소입니다. 30%는 석유제품 정제 중 만들어진 부생가스이고, 18%는 석탄에서 생산된 부생가스로 만들어집니다.
두산그룹 등은 풍력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그린수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할 경우 채산성이 떨어집니다. 전기분해에 들어갈 전력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됐는지도 관건입니다.
넥쏘 기준 충전요금은 100km당 약 8000원입니다. 2019년형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경우 리터당 22.4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넥쏘의 연비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가 수소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건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수소차를 고집하는 건 전략적으로 타당해 보이진 않습니다. 현대차가 최근 3년 동안 밝힌 미래차 전략에서 수소차를 뺀 건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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