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1.완독
누구에게나 바꾸고 싶은 대상이 있다. 판매자들은 고객들의 마음을 바꾸고 싶고, 마케터들은 사람들의 구매 결정을 바꾸고 싶다. 직원들은 상사의 관점을 바꾸고 싶고, 리더들은 조직을 바꾸고 싶다. 부모들은 자녀의 행동을 바꾸고 싶다. 스타트업은 업계를 바꾸고 싶고, 비영리 단체들은 세상을 바꾸고 싶다.
그러나 변화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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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위해 설득하고 구슬리고 압박하고 밀어붙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리고 변화한다 하더라도 매우 느린 속도로 이뤄진다. 변화는 나무늘보의 움직임처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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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문화를 바꾸고자 할 때 혹은 자녀에게 채소를 먹이고자 할 때, 우리는 더 강하게 밀어붙일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근거만 제시하면, 더 많이 설득하고 더 강하게 압박하면 사람들이 변할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접근법은 전적으로 설득의 대상인 사람들이 장기판의 말처럼 우리가 모는 방향으로 움직여줄 거라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와 같은 접근법은 강한 반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밀어대면 사람들은 장기짝처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신 반발을 한다. 강하게 밀어붙이면 고객들은 구매를 하는 게 아니라 더이상 전화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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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언뜻 이 책의 주제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를 살펴봤다. 바로 화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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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상태에서 화학 변화는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해조류와 플랑크톤이 석유로 변하는 일, 탄소가 서서히 압축돼 다이아몬드로 변하는 일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가늠하기도 어렵다. 기존의 분자 결합이 깨지고 새로운 분자 결합이 이루어지는 화학 변화는 수백만년은 아니더라도 수천 년이 걸리는 매우 느리고 수고로운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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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화학자들은 종종 특별한 물질들을 사용한다. 우리가 쉽게 자동차 배기가스를 정화하고, 콘택트렌즈의 이물질을 닦아내는 것도 이 이름 없는 영웅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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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를 비료로, 석유를 바이크 헬멧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이들 덕이다. 이 특별한 물질들은 자연상태에서라면 몇 년이 걸리는 화학 변화를 몇 초만에 이루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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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물질들이 변화를 촉진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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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은 열이나 압력을 더하는 식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에너지는 더 적게 들이면서도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식으로 화학반응의 속도를 높인다.
이와 같은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건지 믿기지 않았다. 마치 마법 같았다.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열역학 법칙에 위배되는 거 아냐'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특별한 물질은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변화를 가로막는 벽을 낮춘다.
우리는 이 특별한 물질들을 촉매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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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반응은 분자들이 서로 충돌할 때 일어난다. 하지만 에너지를 가해 충돌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촉매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충돌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식으로 작용한다. 무작정 운동을 많이 일으켜 충돌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분자들끼리 서로 더 잘 만나도록 그들의 중매자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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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가 작용하는 방식은 우리 사회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떻게 해야 변화를 더 적절히 이끌 수 있을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상대를 더 강하게 압박하거나 온갖 논리와 증거를 통해 설득하는 게 아니다. 물론 이런 방식이 효과적일 때도 있지만 상대를 압박하면 그가 오히려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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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촉매처럼 행동하라. 변화를 가로막는 벽을 낮추고 장애물을 치우는 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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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인질 협상가들은 다르게 접근한다. 그들은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과 신뢰를 쌓는다. 용의자들의 두려움이나 범행 동기, 그리고 집에 누가 기다리고 있는지 등에 관하여 대화를 나눈다.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긴장된 교착상황에서 용의자와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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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압력을 낮추는 게 인질 협상가들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인질 협상가는 용의자의 공포감, 불안감, 적개심 등을 낮추고, 용의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끔 유도한다. 그래야 용의자가 현상황에서는 손을 들고 문밖으로 나가는 게 최선의 판단이라고 깨달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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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떻게 더 설득을 하고, 더 강하게 몰아붙이느냐가 아니라 촉매 작용과 같은 방식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의 관성을 깨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느냐를 다룰 것이다.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치워주는 일의 힘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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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가로막는 숨겨진 장벽을 찾아서, 혹은 행동을 주저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들을 완화시킬 수 있는지 살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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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리액턴스 효과 Reactance effect
사람들을 밀어붙이면 사람들은 이를 되받아친다. 날아들어오는 외부의 발사체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처럼 사람들은 외부로부터의 설득에 저항하는 시스템을 타고난다. 누군가가 자신을 설득하려 한다고 느끼면 이 내부 저항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가동되는데, 이러한 저항을 낮추기 위해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설득하도록 만드는 촉매를 쓸 수 있다. 1장에서는 리액턴스 효과에 대해 알아보고, 경고를 어떻게 권고로 바꿀 수 있는지와 공감의 힘 등에 대해 다룰 것이다. 또한 그저 요청만으로 공중보건관리자들이 어떻게 청소년들을 금연하게 이끄는지, 인질 협상사들이 흉악범들을 어떻게 항복하게 이끄는지도 살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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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소유 효과 Endowment effect
"확실하게 고장나지 않았다면 고치려 하지 말아라"라는 옛말이 있다. 사람들은 그전부터 해오던 방식을 고수하려고 한다. 심각한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지 않는다면 애써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지 않는다. 이와 같은 천성을 극복하고 현상황에 대한 믿음을 변화시키려면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사실상 얼마나 큰 손실을 유발하는지를 촉매를 통해 보여줘야 한다. 2장에서는 왜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제품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지, 왜 사람들을 행동에 옮기게 하려면 손실보다 이익을 2.6배 더 크게 인식시켜야 하는지, 왜 손가락이 부러질 때보다 접질릴 때 더 고통스러워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재정자문가가 고객들의 투자를 어떤 식으로 이끌어내는지, IT 전문가들이 직원들에게 어떤 식으로 새로운 기술을 채택시키는지도 살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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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거리감Distance
외부에서 설득을 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낀다. 심지어는 정보만 제공해도 종종 역효과가 발생한다. 왜 그럴까? 거리감이 또다른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가 사람들의 정보 수용 범위 안에 들어간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이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새로운 정보가 수용 범위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면 거부 영역에 속해 모든 것이 뒤집힌다. 수용 영역 바깥에 놓인 정보에 관해서는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심지어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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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대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왜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더 소소한 것을 요청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다. 또한 얼핏 까다로워 보이는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바꿀 약한 연결고리를 어떻게 촉매가 찾아내는지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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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불확실성 Uncertainty
많은 경우 변화는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새로 출시된 제품, 서비스, 아이디어는 기존의 것과 비교했을 때 어떨까? 이에 대한 답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접하면 멈춤 버튼을 눌러 행동을 중지한다. 이러한 장벽을 낮추려면 촉매를 통해 쉽게 시도해보게 이끌 수 있다. 슈퍼마켓에서 나눠주는 신제품 무료 샘플이나 자동차의 시승 행사 등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크게 낮추어준다. 4장에서는 대여 제품 반납에 대해 관대한 정책을 펴면 왜 더 큰 이익이 이어지는지, 왜 농부들이 유용한 혁신 기술을 적용하는 데 실패하는지, 전직 마이너리그 야구 티켓 판매원이 무료 배송 정책을 통해 어떻게 엄청난 사업상 성공을 이루어냈는지 등을 소개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례들에서 배울 수 있는 원리들을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규모 사업장뿐 아니라 동물보호소나 회계 사무소의 경영, 조직의 변화, 채식주의 운동 등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도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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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보강 증거 Corroborating Evidence
아무리 아는 게 많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때로는 한 사람의 의견만으로는 타인에게 확신을 주기 어렵다. 어떤 일들은 그저 더 많은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변화를 이끌고 삶을 바꾸려면 더 많은 증거가 있어야 한다. 물론 한 사람이 무언가를 보증할 수는 있지만 그게 '내가 그걸 좋아할까?'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장벽과 마주할 때 촉매로 증거를 강화해줄 수 있다. 보강 증거로 말이다. 5장에서는 카운슬러들이 어떤 식으로 중독자들의 치료를 돕는지, 그리고 어떤 자료가 가장 효과적인지 그리고 제한된 재원을 분산하는 것보다 집중시키는 게 언제 그리고 왜 더 좋은지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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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액턴스 효과, 소유 효과, 거리감, 불확실성, 보강 증거 등은 개인과 조직의 변화를 가로막는 관성의 다섯 기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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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섯 가지 방식의 촉매를 머리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리액턴스Reactance effect 효과를 줄이고,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를 약화시키고, 거리감Distance을 좁히고 불확실성Uncertainty을 낮추고 보강 증거Corroborating Evidence를 찾는 것이 바로 촉매다. 이를 앞 글자만 조합하면 REDUCE로 정리된다. 이것이 바로 좋은 촉매가 작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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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촉매는 장벽을 줄인다. 촉매는 변화를 가로막는 장벽을 낮춰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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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변해야 행동이 변한다고들 한다. 하나가 바뀌면 다른 하나가 바뀔 수도 있지만 행동이 바뀌기 위해서 생각이 바뀔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이미 감지한 경우도 있다. 그럴 땐 장벽만 치워줘도 변화를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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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흡연 문제는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꼽혔다. 담배는 예방가능한 질병과 사망의 중대한 요인으로, 전세계에서 수천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담배 때문에 죽었다. 미국에서만 다섯 명 중 한 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하며, 흡연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15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집계되었다.
특히 청소년 흡연 문제는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담배 회사들은 장기적인 매출을 위해서는 청소년 시장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표면적으로는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의 흡연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생각이 전혀 달랐다. "오늘의 청소년은 내일의 잠재적인 정기 구매자다. 실제로 흡연자들 중 압도적 다수가 십대 시절부터 흡연을 한다"라는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의 내부 문건이 남아 있다.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팔지 못한다는 말은 곧 담배 회사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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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담배 회사들은 젊은층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다양한 장치들을 활용했다. 담배 회사 윈스턴은 1960년에 시작된 인기 만화 <플린트스톤>의 제작비를 댔고, 만화 속 주요 캐릭터들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담배 광고에 쓰기도 했다. 1970년대 초,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담배 광고가 금지되자 미국의 담배 회사들은 조 캐멀처럼 친근한 만화 캐릭터를 만들어 담배가 재미있어 보이게 포장했다. 젊은층의 입맛에는 시판중인 담배의 풍미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이 퍼지자 담배 회사들은 다양한 풍미의 담배들을 개발했고, 포장지도 사탕처럼 알록달록하게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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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를 제안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P&G 의 타이드팟 캡슐형 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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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선택권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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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자유와 선택권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의 삶과 행동을 스스로 통제한다고 인식한다. 무작위적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거나 다른 누군가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무언가를 선택한다고 인식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에 관한 선택을 맡기는 일을 꺼린다. 사실 우리 인간은 선택권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설사 나쁜 결과로 이어진대도 직접 선택하고 싶어한다. 심지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라 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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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 또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음을 매우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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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선택권이 위협받거나, 실제로 제약되는 경우 자신이 여전히 자주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들은 금지된 행동을 한다. ... 금지된 일을 행동에 옮기는 것은 여전히 자신이 운전대를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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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운전중에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던 사람도 그런 행동을 금지한다는 경고를 들으면 그렇게 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금단의 열매가 더 달콤한 법이다. 그리고 그 금단의 열매를 먹는 건 자율성을 되찾기 위함이기에 더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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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 대한 제약은 일명 리액턴스 효과라는 심리 반응을 유발한다. 자신의 자유가 상실되었거나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처럼 불유쾌한 상황에서 이러한 저항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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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액턴스 효과는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할 때보다 무언가를 하라고 할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누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사라고 하거나, 은퇴에 대비하여 저축을 하라고 해도 이를 자유에 대한 제약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어떤 의도에서 그렇게 말했는지 관계없이 자신의 선택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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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자신을 설득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자기 의지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는다. 자신의 사고와 선호에 따라 행동한다고 인식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싶어서 혹은 자동차의 외관이 마음에 들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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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설명을 듣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산다면 그건 진짜 자기 선택이 아니다. 운전석에 앉는 건 진짜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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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부터의 설득과 다르게 행동하기는 자신에게 자유가 있음을 인식시켜주지만 그와 완전히 반대로 행동하면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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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척 울프의 팀은 청소년에게 정답을 제시해주는 게 아니라 청소년들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어줘보기로 했다. 1998년 3월, 많은 학생들이 '틴 타바코 서밋Teen Tobacco Summit'이라는 회의에 참여하여 청소년 흡연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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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는 청소년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지 말아라, 무엇을 해라, 이렇게 해야 좋은 것이다, 이런 메시지를 끝까지 던지지 않는다. 담배 회사들이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고 미디어는 돈을 벌기 위해 담배를 홍보한다는 사실만 전한다.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설득하기보다는 담배 산업에 관한 진실만 알려주고 스스로 선택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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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캠페인'은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청소년들을 설득하지 않았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울프는 스스로 결정할 정도로 청소년들도 충분히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금연하라고 말해주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만 알려준다면 결국 자신에게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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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는 청손년들이 직접 자기 길을 결정할 수 있게 해주었다. 금연 문제에 있어서 청소년들을 수동적인 방관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로 만들어주며 본인들이 상황을 통제한다고 느끼게 해주었다. 그들의 방어 시스템을 낮추자 금연 참여율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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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액턴스 효과를 줄이려면 촉매를 통해 행위자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거나 완전히 손을 떼는 게 아니라 중간지대를 찾아야 한다. 자신의 길을 찾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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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지시하는 대신 네 가지 방법으로 길을 이끌어줄 수 있다.
(1) 메뉴를 제시하라
(2) 무엇을 하라고 말해주는 대신 물어보라
(3)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알게 하라
(4) 상호이해의 분위기를 형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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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제시하라
상대방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접 자기 길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 길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 길로 어떻게 갈지는 그에게 맡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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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들은 아이에게 강제로 먹이지 않는다. 대신 아이가 선택하게 한다. "뭘 먼저 먹을래? 브로콜리 아니면 닭고기?"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면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한다고 인식하게 된다. '엄마 아빠가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네. 내가 먹고 싶은 걸 골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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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제시하고, 아이가 자유와 통제권을 유지하게 하면 부모가 바라는 결과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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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제시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제한된 범위에서 선택 대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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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광고사들은 한 번에 몇 가지 시안을 제시한다. 열 몇 개씩이 아니라 두세 개의 시안을 제시해 그중 고객사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고르게 한다. 이렇게 하면 고객사는 자신들이 선택한 시안을 좀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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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면 그때부터 갑자기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때 사람들은 그 선택지의 문제점보다 그중에서 뭐가 최선인지를 따지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들이 가진 문제점들을 찾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그중에서 무엇이 자신에게 최적인지 고려한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하는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많이 관여하게 돼 결국 그 선택을 더 지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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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라고 말해주는 대신 물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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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 메뉴를 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질문하기는 상대방의 역할을 바꾸어놓는다. 누군가가 의견이나 요구를 제시했다면 이를 반박할 온갖 반대 논리를 찾았겠지만, 질문을 받으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듯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흥미로워한다.
둘째, 질문은 상대방의 관여도를 높인다. 질문의 효과 가운데 이 두번째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타인이 제시한 답을 따르기는 주저해도 자기 자신이 찾은 답은 쉽게 따른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군가의 답이 아닌 자기 자신의 답이다. 개인적인 생각, 믿음, 선호도 등을 반영해 내린 자신만의 답이기에 이를 그대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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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문에 대한 답은 그 답을 말한 사람에게 일종의 결론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답과 맥락을 같이하는 행동에는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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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의 힘을 따르는 사람들은 다르게 행동한다. 그들은 질문을 던진다. 변화에 영향을 받을 사람들과 미리 접촉하여 그들의 생각을 묻고, 계획 수립 단계에 그들을 참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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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알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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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알려준다는 것은 상대방의 평소 생각과 실제 행동에 어떤 차이나 모순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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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 키드> 캠페인에서 아이들에게 쪽지를 건네받은 어른들은 거의 모두 금연을 결심했다. 누구도 그 쪽지를 길바닥에 던져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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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적으로 일치된 삶을 추구한다. 자신의 신념, 태도, 행동이 같은 방향성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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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자신의 신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날 때 사람들은 불편해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인지부조화 상태라고 말하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불편한 상태를 바로잡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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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부조화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사실 흡연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행동이라고 말을 정정해주거나 흡연의 유해성을 인정하고 금연해야 한다. 대부분의 태국 흡연자들은 후자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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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대 샌타크루즈 캠퍼스에서 실험을 하나 진행해보기로 했다. 연구자들은 학교 내 여성 샤워실 앞에 서서 절수 캠페인을 진행중이니 지지 의사 서명으로 밝혀달라고 부탁했다. 서명을 받는 장소에는 "샤워는 짧게 하세요"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어요!" 같은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필요한 일을 지지하는 것이기에 학생들은 기꺼이 서명을 했다.
서명 후 학생들은 물 사용 습관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받았다. "비누칠을 하거나 샴푸질을 할 때 물은 잠그십니까?" 같은 질문이었다. 이러한 질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자신의 실제 행동을 비교해보게 했다. 샤워할 때 물을 절약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물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돌아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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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비효율적인 구닥다리 방식을 고수하는 직원들도 새로운 후배 직원들이 똑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상황은 바라지 않는다. 누군가가 타인에게 기대하거나 추천하는 방식과 자신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방식이 다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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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기대하거나 추천하는 방식과 자신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방식이 차이날 경우 그를 인지시켜줌으로써 변화의 수용을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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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이해의 분위기를 형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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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변화하려면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부터 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를 신뢰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설득을 시도해봐야 무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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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협상가는 다짜고짜 자신이 원하는 바부터 얘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변화시키고자 하는 상대방의 이야기부터 듣는다. 용의자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파악한다. 상대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그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그가 어떤 동기로 그러는 건지 등을 듣는다. 그리고 그를 이해하는 누군가가 이 세상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많은 경우 범죄자들은 아무도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세상을 향해 분노하고, 세상을 향해 하고픈 말이 있다. 하지만 이미 범죄를 저질렀으니 누구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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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베치는 용의자와의 신뢰를 형성할 가교부터 만든다. 이때 용의자가 많은 이야기를 하게끔 만드는 일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그는 용의자에게 많은 것들을 물어본다. 그리고 용의자의 대답을 평가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내기보다는 그저 잘 들어준다. 대화를 통해 용의자는 협상가와 교류하면서 자신을 진정한 이해당사자로 여기게 된다. 중간중간 적절한 질문을 던져가면서 베치는 용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자신이 용의자를 신경쓰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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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용의자에게 공감력과 이해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가치 있는 정보를 얻어내고자 질문을 던진다. 이를 전술적 공감이라고 하는데 이 기법을 통해 협상가들은 현상황을 만든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즉 무엇 때문에 용의자가 분노하게 되었는지, 용의자가 진짜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고 한다. 유능한 협상가들은 용의자를 인격체로 대하고 자신이 용의자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점을 보여주어 용의자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용의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기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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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협상가들은 종종 이 부분을 어려워한다. 현상황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빨리 찾고자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걸 보여주는 과정을 인내심 있게 진행하지 못한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가닿는 가교가 만들어져야 상황이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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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군가가 진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점을 표현해줘야만 상대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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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베치는 협상가로서 현장에서 상대와 대화할 때면 상대를 도와주고, 상대의 입장을 변호해주고, 상대의 요구 사항을 가급적 들어준다고 했다. "배가 고프다고 하면 먹을 것을 가져다줍니다. 도주용 차량을 마련해달라고 하면 어떤 유형의 자동차를 원하는지를 물어봅니다." 그는 대변인이자 파트너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자신은 그를 돕기 위해 현장에 온 사람이라고, 서로 한 팀이라고 처음부터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어휘 선택에서도 드러났다. 예를 들면 "당신과 내가 같이 문제를 해결해봅시다. 우리는 계속 함께 가는 거예요. 우리 둘 다 상황이 망가지기를 바라지는 않잖아요?"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레그는 '함께, 같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자신이 그를 최대한 돕고 지켜줄 것이며 그러려면 용의자 역시 그레그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인식시킨다. 자신을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에게 계속 화만 내는 사람은 별로 없다.
-79-
그레그 베치는 상호이해를 기반으로 신뢰가 형성된 다음에야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해 나선다. 용의자가 그의 제안에 귀를 여는 상황이 된 다음에야 변화를 권유한다.
-79-
용의자의 신뢰를 얻었더라도 그에게 어떤 제안을 할 때는 철저하게 용의자의 입장에 선다.
-79-
명백한 사실이라 해도 절망감 때문에 자살하려는 존에게는 제대로 들릴 리 없다. ... 그레그는 "가족에 대해 좀 들려주세요"라고 했다. 존을 이해하기 위해서, 존을 이해한다는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서, 존을 도울 방법에 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였다.
"아, 제겐 아내와 멋진 두 아이가 있습니다."
... 그는 아이들이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을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말했다.
... 이렇게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그레그는 존에게 해주고픈 말을 건넸다. "이봐요, 존, 오늘 당신이 자살해버리면 당신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를 잃게 되겠네요."
-81-
처음부터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상대방을 이해부터 해보라. 왜 공급사에서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할까? 그들도 비용 압박을 크게 받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왜 싱크대에 양념이 묻은 접시를 그냥 놓아뒀다고 배우자가 화를 낼까? 정말로 접시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부부 사이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쌓였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84-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도와주려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된다. 공급사 담당자는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협력돤계가 중요하다는 걸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배우자는 양념 묻은 접시 때문에 화를 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호이해가 문제 해결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84-
잡초를 뽑을 때를 생각해보라. 잡초의 윗부분을 잡아 뜯으면 일단 잡초는 사라지니 문제가 빠르게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해서는 문제의 뿌리까지 없앨 수는 없다. 잡초의 윗부분은 뜯겨나갔지만, 시간이 흐르면 잡초는 다시 자란다.
곧 그렇게 된다. 손쉬운 방법처럼 보이지만 결국 문제 해결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릴 뿐이다.
-85-
잡초를 확실히 없애려면 혹은 상대방의 마음을 완전히 바꾸려면 뿌리를 찾아야 한다. 상대방의 특정 행동을 이끌어낸 근본적인 욕구와 동기가 무엇인지부터 발견하라. 뿌리를 찾으면 나머지는 그 뒤를 따라올 것이다.
-85-
리액턴스 효과를 유발하지 말라
누군가가 자신을 설득하려 하거나 무언가를 강요한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곧바로 방어 시스템을 가동한다. 상대가 더 강하게 설득할수록 방어와 저항 역시 더 강해진다.
-85-
줄리는 트랩의 집주소를 알아내 하루는 퇴근길에 그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트랩은 평범하게 생긴 갈색의 단층집에 살고 있었다. '왜 저 사람은 그런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는 걸까? 정신이 이상한 걸까? 외로운 걸까? 왜 저 사람은 엄청난 증오심을 안고 살아갈까?' 줄리는 이런 의문이 들었다.
-91-
줄리는 몇 번이나 트랩의 집 쪽으로 차를 몰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성경을 읽다가 트랩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한 구절을 발견했다. "불량하고 부정한 자는 고약한 말을 하고 다닌다... 비뚤어진 마음으로 악을 꾀하고, 끊임없이 분란의 씨를 뿌린다. 그러므로 그런 자에게는 갑자기 참화가 닥쳐 순식간에 망하고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잠언 6장 12~15절.)
-91-
마이클은 상당히 직설적인 메시지도 남겼고, 돌려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랩에게 남긴 모든 메시지에는 분명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래리, 이 세상에는 사랑이 넘쳐나지만, 당신은 그걸 조금도 누리지 못하고 있어요. 그걸 경험해보고 싶지 않나요?"
마이클은 트랩에게 남기는 메시지를 '사랑의 편지'라고 불렀다.
-93-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이클이 자동응답기에 남기는 메시지가 트랩의 신경을 건드렸다. 마이클의 전화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왔다. 게다가 그는 언제나 따뜻하고, 쾌활하고, 행복과 즐거움이 담긴 목소리로 메시지를 남겼다.
-94-
"지금 괴롭히고 있잖아. 원하는 게 뭔데? 빨리 얘기하고 끊어."
마이클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을 꺼냈다. "당신에게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당신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항상 휠체어를 타셔야 한다고 들었어요. 제가 식료품점이나 그런 데 모셔다드리면 어떨까요?"
트랩은 화들짝 놀랐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둘 사이에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트랩이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처음으로 트랩의 어투가 달라졌다. 그의 목소리에서 증오감이나 적대감이 조금 줄어들었다.
"친절한 사람이구먼, 그 정도는 다 알아서 하고 있소. 어쨌든 고맙네. 그래도 이 번호로는 다시는 전화하지 마쇼. 이건 업무용 전화니까."
-94-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소. 그냥 머리가 복잡하고, 몸이 아파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를 더 아프게 만드는 것 같아."
마이클이 지금 트랩에게 가겠다고 말하자 트랩은 그러지 말라고 했다. 마이클은 트랩에게 혹시 지금 배가 고프냐고 물었다. 그제야 트랩은 그렇다고 답했다. 마이클이 지금 바로 먹을 걸 가져가겠다고 제안하자 트랩은 자기 집 주소를 알려주었다.
마이클이 도착하자 트랩은 문을 열어주었고 둘은 악수를 했다. 그 순간 트랩이 울음을 터트렸다. 울면서 고개를 숙인 트랩의 눈에 손가락에 낀 나치 반지가 들어왔다. 그는 더이상 그걸 끼고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반지를 빼 마이클에게 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건 증오의 상징물이네. 이걸 받아줄 수 있소?"
-95-
1991년의 마지막날, 트랩은 자신의 신장이 기능을 거의 상실하였고, 길어야 1년 정도 살 거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 소식을 들은 와이저 부부는 트랩에게 자기네 집에서 함께 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트랩이 응하자 와이저 부부는 거실에 트랩의 침상을 마련해주었고 트랩을 간병하기 위해 줄리는 직장까지도 그만두었다.
-96-
래리 트랩은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학대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성인이 되어서는 백인우월주의자인 아버지의 마음에 들게끔 행동하면서 살았다. 신기하게도 그는 자신을 학대했던 아버지처럼 세상을 살아갔다. 와이저 부부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97-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웃은 우리와 똑같지가 않습니다. 우리의 이웃은 분명 우리와는 다릅니다."
-97-
그동안 온갖 압박을 받았음에도 트랩은 KKK단을 그만두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클이 화해의 손을 내밀고 그를 보살펴줄 이웃이 되겠다고 이야기하자 트랩은 변하기 시작했다. 마이클은 트랩에게 세상에는 미움보다 더 강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97-
마이클은 이렇게 말했다.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목마르지 않은 말이 물을 마시게 만들 수는 없죠. 래리 트랩도 그랬습니다."
-98-
마이클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트랩이 변한 게 아니었다. 변해야 한다고 스스로 결론 내렸기에 그랬던 것이다. 하지만 마이클이 그냥 옆에 서 있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마이클은 트랩의 리액턴스 효과를 줄여줬고, 트랩에게 그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었다.
-98-
그는 트랩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그와 대화하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트랩에게 의지만 불어넣어주었다.
-98-
엔젠이 천천히 느려지는 프로펠러기처럼 내 휴대전화는 그렇게 기능을 하나씩 잃어갔다.
-105-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 혹은 이미 해오던 것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그렇기에 변화는 어렵다.
-108-
사람들은 일단 무언가를 소유하면 그에 애착을 갖게 되고 이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일명 소유 효과라 하는데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다.
-110-
시간, 지적 재산권 혹은 다른 점을 고려하여도 사람들ㅇ느 무언가를 취득할 때보다 포기할 때 그 가치를 더 높게 인식한다. 소유 효과는 물건만이 아니라 신앙이나 이념에도 적용된다. 자신이 가진 신앙이나 이념을 더 가치 있게 인식한다.
-110-
소유효과는 더 오래 소유할수록 더 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오래 소유하고 거주한 주택일수록 시장 가치보다 훨씬 더 높게 평가한다. 무언가를 더 많이 애착할수록 그걸 포기하기란 더 어려워진다.
-110-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같은 확률로 발생하는 이익이 같은 확률로 발생하는 손실보다 2.6배 이상이 되어야 행동에 나선다고 한다. 100달러를 잃을 확률이 50퍼센트라면 50퍼센트의 확률로 최소한 260달러 이상을 따야 내기에 응하는 셈이다.
-112-
변화를 앞둔 사람들은 현상태와 변화 이후의 상태를 비교한다.
-113-
설득해야 하는 대상이 어떤 욕구나 가치관을 가졌는지 파악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인식하는 이익의 크기를 극대화해 설득할 가능성은 훨씬 더 커진다.
-113-
이러한 전환 비용 때문에 기존의 방식이 비합리적이나 비효율적이더라도 사람들은 이를 유지하려 한다.
-114-
이에 두 가지 해결책을 제안한다. (1)바뀌지 않을 경우 감당해야 하는 비용을 부각시켜라 (2)기존의 방식을 과감하게 없애라.
-115-
극심한 통증은 임곗값을 넘어서기 때문에 곧바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 고통을 제거한다. 반면 일반적인 무릎 통증은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고통에 아주 오래 시달린다.
-119-
현상태가 참을 수 없는 상태여야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변화한다. 관성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20-
그러나 현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거나 최상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면, 사람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기존의 방식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왜 전환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하지?'
-120-
소유 효과를 극복하고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즉 변화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길이 아니라 사실상 손실을 만드는 길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120-
"한 주에 이메일을 몇 통이나 써?"
"글쎄, 잘 모르겠어. 사백 통 정도는 쓰는 것 같아."
"좋아. 그럼 마지막 인사말을 쓰는 데는 얼마나 걸려?"
"몇 초 정도 걸리지."
"그럼 그 마지막 인사말을 쓰는 데 일주일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인터넷 검색창에 '이메일 서명 기능 이용하는 법'을 입력해 배운 뒤 이를 적용했다.
-121-
"하지만 예금 이자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도 못해요. 게다가 주식 투자를 보수적으로 한다 해도 예금 이자보다 훨씬 수익률이 높았어요."
-124-
게다가 전환 비용은 대개 선불제다. 새 책을 구매하는 경우만 하더라도 내용을 모르는 상태로 비용부터 지불해야 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플랫폼을 도입하는 경우에도 그것을 활용하기 전에 시간부터 들여 배워야 한다.
-124-
이렇게 선불제로 전환 비용을 지불한 뒤 변화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면 상당히 오래 기다려야 한다.
-125-
당연하게도 이러한 비용 이익 시간 차는 변화를 주저하게 만든다. 우리 인간은 그렇게 참을성이 많은 존재가 아니다. 좋은 것은 빨리 취하고, 나쁜 것은 최대한 뒤로 미루려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비용은 당장 지불해야 하는데 이익은 한참 뒤에 오는 일은 당연히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달콤한 간식을 끊는 상황과도 같다. 달콤한 초콜릿케이크 같은 간식을 끊으면 당장의 즐거움은 사라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을 감량하고 몸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 모두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
-125-
베스트셀러 저자 짐 콜린스는 이런 말을 했다.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이미 좋은 학교를 가졌다면 우리는 위대한 학교를 갖지 못한다. 이미 좋은 정부를 가졌다면 우리는 위대한 정부를 갖지 못한다. 몇몇 사람만이 위대한 삶을 살아간다. 삶이 좋은 단계에 이르면 그냥 그 단계에 머무는 편이 너무나도 안락하기 때문이다."
-126-
상대방의 소유 효과를 극복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할 때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게 어느 정도나 손해를 일으키는지를 알려주는 일은 촉매가 될 수 있다. 이로써 변화를 받아들였을 때와 그러지 않았을 때를 좀더 쉽게 이해하게 이끈다.
이때 변화를 받아들였을 때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을 때의 손해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126-
손실 회피를 설명하며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이익과 손해가 같다면 손해를 더 크게 인식한다. ... 사람들은 잃는 것을, 비효율을 더 싫어한다. 따라서 얼마나 이익을 얻을지보다는 시간과 돈을 얼마나 손해보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 만약 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현상황에 달라붙어 있을 것이다.
-126-
고대 중국의 고사성어 중에 '파부침주'라는 말이 있다. 밥을 해먹는 솥을 깨뜨리고 배를 물에 가라앉힌다는 의미로 이번 전투에서 후퇴는 없다는 결의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돌아갈 다리를 불태운다"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 역시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결의를 나타내는 말이다.
-130-
필요하다면 기존의 방식을 과감하게 종료하거나, 최소한 기존의 방식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어야 한다. 새로운 변화가 기존의 방식을 도저히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렇게라도 해서 둘을 동일 선상에 놓아줘야 한다.
-133-
기존 방식을 강제로 종료한다면, 즉 타고 갈 배를 불태워버리면, 사람들은 기존 방식과 새로운 변화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는다. 일단은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고, 그다음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다.
-134-
'탈퇴에 투표를' 캠페인은 처음에는 '영국의 자주권을 찾자Take controls'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자주권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를 현상황을 떠나는 것처럼 보이게끔 상황을 뒤집을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듯했다.
그래서 그는 슬로건을 바꿨다. 기존의 구호에 딱 한 단어만 더했을 뿐이지만 이로써 자주권에 대한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렇게 해서 '탈퇴에 투표를'측의 "영국의 자주권을 되찾자Take back control"라는 슬로건이 탄생했다.
..."자주권을 되찾자"라는 구호로 커밍스는 브렉시트에 관한 논쟁의 틀을 완전히 바꾸었다. 영국인들에게 그들이 원래 가졌던 것을 되찾자는 메시지를 전달해 브렉시트 진영 쪽에 소유 효과를 만들어냈다. 동시에 영국이 원래는 EU 소속이 아니었다는 점을 그러니까 EU 탈퇴는 위험한 일이 아니라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일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140-
많은 경우 커밍스처럼 논쟁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전략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좋다. 2016년 미국 대선에 출마했던 도널드 트럼프는 이 아이디어를 선거 운동에 사용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이 아니었음에도 "미국을 위대하게"라고 하기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메시지를 앞세워 미국을 원래의 위대했던 자리로 되돌려 놓겠다고 했다. 1980년 미국 대선 운동 당시 로널드 레이건이 내세운 메시지와 같은 맥락의 메시지였다.
-141-
여러 조직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선전하면서 "근본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정책, 계획 등이 새로운 변화라고 강조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기존에 있던 것들과 얼마나 비슷한지를 강조한다.
-141-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다룰 수 있다. 소비자들이 항상 즐겨 사용하던 제품이나 서비스라고 강조하면서, 현상황에 맞게 업데이트 정도만 진행했다는 식으로 홍보할 수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달라진 게 아니라 그저 새로워졌다고 말이다.
-141-
거리감
사람들은 수용 범위 밖의 정보를 거부한다.
-143-
(미국 정치의 극심한 분열상황) 불화는 일명 필터버블filter bubble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끼리 모이는데,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춘 정보를 제공하기 떄문에 사람들은 점점 신념이 완고해진다.
-147-
오늘날에는 이웃과 직접 대화하거나 종이 신문을 읽는 대신 온라인에서 뉴스를 읽고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은 많은 경우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페이스북에서는 사용자가 주로 교류하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여 그에 맞는 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트위터에서는 사용자가 팔로우함으로 이미 동의한 사람들에 관한 정보만 보여준다.
-148-
오늘날에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때문에 사람들이 다양한 관심에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고, 지적 고립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원래 인간은 자신의 견해에 부합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용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정보의 흐름을 관리하는 알고리즘마저 필터버블 현상을 만들어내 사람들은 자기 견해에 부합하는 정보와 뉴스만 받아들인다.
-148-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일부러라도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직접 대화해보라고 권한다. 자신이 만든 온라인 버블 안에만 머물지 말고, 관점이 다른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해보라고, 반대편 쪽으로 가는 다리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한다.
...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자신과 반대되는 견해에 노출된 사람들은 의견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견해를 더욱 강화했고 극단으로 몰고 갔다.
-148~150-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려고 할 때 증거를 제시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한다. 사람들에게 사실, 숫자, 정보 등을 제시해주면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일 거라고 확신한다.
이와 같은 직관은 단순하다. 데이터가 상대방의 사고에 업데이트된다면 상대방은 그 데이터를 고려할 것이고, 그러면 상대방의 견해가 달라질 거라고 본다.
불행히도 이렇게 흘러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취하기도 한다.
-151-
진실을 보고 더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실을 보고 오히려 잘못된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152-
기각 영역과 수용 영역
-153-
실험 참가자들은 금주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뿐 아니라 어디까지를 수용할 수 있고, 어디부터는 수용할 수 없는지도 함께 표시했다.
이런 선택을 통해 두 가지 영역이 만들어졌다. 하나는 수용 영역이었다. 사람들은 수용 영역 내의 의견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지지하거나, 어느 정도는 지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수용 영역 바깥의 영역이 기각영역이었다. 기각 영역 내의 의견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배척했고 그러지는 않아도 틀린 의견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156-
확증 편향
-159-
우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면 마음을 금세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명확한 증거와 합리적인 이유만 대면 사람들이 태도를 바꿀 거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번번이 깨진다. 설명을 해줘도 사람들은 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 일쑤다.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자신의 기존 생각이 옳다고 더 강하게 주장한다.
-159-
이렇게 되는 한 가지 원인은 1장에서 논의한 리액턴스 효과다. 누군가 자신을 설득하려 하면 사람들은 그에 반발하고 저항한다. 설득하는 내용을 오히려 반박하고 나선다.
그런데 설득하려는 의도 없이 개입만 하더라도, 때로는 단순한 정보만 제시해도 저항과 역효과가 유발된다.
그 정보가 기각 영역에 속하는 경우가 그렇다.
-159-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이나 철학을 기준으로 일정한 수용 영역을 가진다.
-159-
정치 성향이 완고하고 보수적인 사람들은 정부 지출이나 정뷰 규제를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거나 시장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 아마 찬성할 것이다.
-159-
누구에게는 의심의 여지 없이 진실인 사실도 다른 사람에게는 '가짜 뉴스'일 뿐이다. 똑같은 정보라도 수용자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진실로도, 거짓으로도 보일 수 있다. 사실을 제시해 서로 다른 의견이 통합되기보다 오히려 사람들의 의견이 더욱 분열될 때도 있다.
-163-
원래 가진 관점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용하고 해석하는 성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누구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163-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이런 말을 했다. "증거에 대해 판단할 때도 사람들은 자기 믿음에 따라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보려 하고, 자기가 내리고 싶은 결론만 내리려 한다... 자신에게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면 우리는 이렇게 자문한다. '이거 믿어도 되는 건가?' 그러나 자신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이렇게 자문한다. '이걸 믿어야만 하는 건가?'"
-163-
이러한 확증 편향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워진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일단 새로운 정보를 들어야 하는데, 정보의 수용 자체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164-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를 접하면 사람들은 이를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철학과 비교한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나 정보가 기존 신념이나 철학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지를 파악한다.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가 자신의 수용 영역에 든다면 일단은 합격이다. 사람들은 이를 안전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여긴다. 그렇기에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164-
그렇다면 어떻게 확증 편향을 극복할 수 있을까? 기각 영역을 피해 사람들이 의견이나 정보를 제대로 검토하게 하려면 촉매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이를 위해
(1)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중도층을 찾아라
(2) 작은 부탁부터 하라
(3) 공감대를 형성하고 판을 완전히 바꿔라.
-165-
선거 운동에 들어가는 돈은 대부분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쓰인다. 우편물, 이메일, 전화, 거리 유세, 텔레비번과 라디오와 인터넷을 통한 광고 등을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설득하는 데 막대한 선거 비용이 사용된다.
-165-
예비선거는 같은 정당에 속한 후보자들끼리 붙는 과정이라면 보통선거는 서로 다른 정당에 속한 후보자들끼리 경쟁한다. 그래서 예비선거에서는 후보자들 사이의 공약이나 입장의 거리감이 크지 않지만, 보통선거에서는 그 거리감이 아주 크게 나타난다.
-167-
정치 현안에 대한 관심도도 중요한 부분이다. 정치 현안에 대한 관심도는 사람들의 정보의 폭을 변화시킨다. 정치 현안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수용 영역이 매우 넓고 기각 영역이 좁다. 이들은 많은 안건에 순응하고 극히 일부 안건만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167-
정치 현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와 반대다. 이들은 사물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한다. 이 말인즉 이들은 좁은 관점에서만 고려한다. 즉 이들은 수용 영역이 좁고 기각 영역이 넓다.
-167-
정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모든 유권자의 마음을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실과 합리적인 주장에 대해 개방적인 부동층에 관심을 갖는다. 이들은 후보자, 정치상황, 당면한 이슈 등에 따라 표심을 바꾼다.
-168-
특정 이슈에 관하여 사람들을 설득할 때는 중도 부동층부터 찾아야 한다. 기존의 상태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변화의 가능성이 큰 이들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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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중도층을 찾고 싶다면 사람들이 실제로 남긴 활동의 잔재를 살피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상반된 의견이나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단서부터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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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블루독연합에 소속된 민주당 지지자들, 환경보호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처럼 말이다. 기업의 경우 경쟁사 제품에 대한 불만족 후기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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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고객들이나 지지자들에 관한 기존 데이터를 활용하여 타깃으로 삼을 만한 특성이나 선호도를 지닌 사람을 추려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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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비타민 유형과 진통제 유형으로 구분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있으면 좋지만 나중에 사도 상관없는 제품은 비타민으로, 당장 구입해야만 하는 제품은 진통제로 분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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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상 미팅에서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변화의 가능성이 가장 크고 변화가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파악하라. 그들은 그 집단에서 가장 먼저 설득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집단 내 다른 이들에게 변화를 옹호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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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부탁부터 하라
사람들의 마음을 바꾼다면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중도층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으나 중도보다는 극단에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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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후 교수들은 똑같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전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부탁을 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전화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꽤나 반갑게 교수들의 부탁에 훨씬 많이 응해주었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교수들은 첫번째 부탁에 응함으로써 사람들이 연구진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처음에는 전화 설문에 응하는 것 정도가 누군가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이게 수용 영역의 한계였던 것이다. 하지만 첫번째 부탁에 응함으로써 수용 영역이 훨씬 더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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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부탁에 동의하는 일 자체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원래는 기각 영역에 속했을 부탁이 이제 수용 영역에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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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입장을 바꾸면 그들의 수용 영역과 기각 영역도 변화한다. 그 결과 처음에는 기각 영역에 해당됐을 부탁도 수용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부탁에 응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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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고자 할 때 우리는 단번에 목표를 이루고 싶어한다. 당장 말이다. 누군가가 청량음료 섭취를 당장 끊도록, 지지하는 정당을 단번에 바꾸도록 설득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점진적인 과정의 결과다. 천천히, 단계적으로 진행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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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부터 요청함으로써 이러한 단계를 밟을 수 있다.
-177-
작은 부탁부터 하는 방식을 변화의 소분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단번에 들어주기에는 너무 큰 부탁을 받아들일 만한 정도로 나누어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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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자들에게도 이런 디딤돌 놓기 방식은 익숙하다. 차량 공유 시스템 우버가 만약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낯선 사람의 차에 타는 시스템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면 아마 자리도 못 잡고 실패했을 것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 탄다고?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는 딱 그런 일이 아니겠는가.
우버는 그보다 작은 것부터 시장에 천천히 진입했다. 그들은 처음에 고급차량의 호출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모두의 개인 드라이버'라는 모토를 내걸고 사람들이 고급차량을 전용으로 탈 수 있게끔 했다. 이 고급 포지셔닝이 성공하자 우버는 대중용으로 우버엑스를 소개하며 서비스의 범위를 넓혔다. 우버엑스는 (여전히 드라이버 검증을 받기는 하나) 고급차량이 아닌 차종으로 서비스됐다. 우버는 이렇게 결국 자신들의 서비스 범위를 모든 유형의 차량으로 넓혔다.
-178-
판을 완전히 바꿔라: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주제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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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대방이 너무 완강하게 거부할 때는 작은 부탁부터 하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이미 합의가 된 지점을 찾아 이를 중심점으로 삼아야 한다.
-179-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면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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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 있는 청취'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지역 주민들에게서 자기네와 비슷한 경험을 찾으려고 했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막연히 상상하는 게 아니라 비슷한 감정을 공유해야 한다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187-
모든 과목에서 최고 등급을 받는 우등생은 공부를 어려워하지는 않아도 다른 무언가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어봤을 것이다. 운동이든, 이성교제든 혹은 다른 어떤 영역에서든 열심히 노력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적이 있다면 공부 때문에 힘들어하는 다른 친구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87-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거나 공감할 수 없는 주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자신들과 가까워질 만한 지점을 찾았다. 사람들의 의견이 충돌하는 지점이 아니라 공감과 이해가 가능한 지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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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 있는 청취는. ... 특정 사안에 대한 견해와는 별개로 상대방과 내가 공유하는 비슷한 경험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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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관점에서는 상대가 적처럼 보여도 그들에게는 아마 그 이상의 면도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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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성장이나 직원 근속 연수 증가처럼 상대방과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주제부터 찾아 대화를 시작하라. 그렇게 해서 상대방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거기서부터 시작하라.
-192-
이렇게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면 원래의 주제를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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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도덕적 우월감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드러냈다. 그들은 자기네가 사회문제에 대한 모든 답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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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열린 토론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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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자인 그의 친구들이나 동료들은 민주당의 진보적인 정책에 전적으로 동조하지 않는다면 인종차별자 혹은 편협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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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나심 탈레브의 책을 읽자 민주당 지지자인 친구들을 향한 막연한 불만을 글로 구체화해준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탈레브는 인종차별을 하지 말자고 외치는 사람들 가운데 러시아인 택시 운전사와 술이라도 한잔 마셔본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고 했다. 고상하고 추상적인 관념을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부딪혀본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고 했다.
-202-
디에고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특히 진보적인 친구들이 다양성과 평등이라는 관념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어서 국가의 경제나 안보 같은 더 크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간과한다고 생각했다.
-202-
기후변화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는 친구들이 생물학적으로 남녀가 서로 다르다는 과학적 사실을 애써 무시하자 더는 할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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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진영에서는 여전히 정의를 외쳤지만, 그들 가운데 현실세계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서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203-
작은 걸음들이 쌓여 변화를 이뤄냈다. 많은 사람들과 몇달 혹은 몇 년 이상 교류하고 정보를 입수하면서 점점 더 새로운 성향 쪽으로 향했다. 실비아는 이전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되면서, 디에고는 토론이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에 실망하면서 서서히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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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겐 위험 회피 성향이 있기 떄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의 결과가 확실한 편을 더 좋아하며, 일의 결과가 긍정적인 방향이라면 계속해서 그편을 선택하려고 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쪽의 기대 이익이 더 크더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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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상당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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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확실하게 발생하는 나쁜 결과보다도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
-216-
약속 시간에 늦는다는 게 확실해져도 기분이 별로지만, 약속 시간에 늦을지 아닐지 아직 불확실할 때 기분이 더 안 좋다. 직장에서의 해고되는 상황도 기분이 안 좋지만, 해고될지 아닐지 아직 불확실할 때 더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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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은 새로운 도전이나 새로운 구배의 가치를 낮춘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변화를 기피하게 된다.
-217-
스탠퍼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유명한 심리학 실험이 있다. 연구원들은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어려운 자격시험을 막 치렀다고 가정해보자고 했다. ... 불확실성이 부여되자 학생들의 선택은 달라졌다. 대두분의 학생들이 시험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판단을 미루겠다고 했다. 행동에 옮기기보다는 아무것도 택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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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험에서도 나타났듯이 불확실성은 일시정지 버튼과 같다. 사람들의 판단과 행동을 멈추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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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현상황에서 혹은 사람들이 이전에 어떻게 했든 간에 불확실성이 클 때는 마음을 움직이기가 어렵다. 불확실성을 느끼면 사람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고 늘 하던 방식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본다. 사람들이 움직인다고 해도 이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다음의 일이다.
-220-
직접 시험해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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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는 이 요소들 중에서도 새로운 것의 확산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시험 사용 가능성'을 꼽았다.
간단히 말해 '시험 사용 가능성'이란 얼마나 쉽게 어떤 상품이나 기술을 사용해볼 수 있느냐다. 제한적으로나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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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상품, 서비스, 아이디어는 시험 사용해보기가 쉽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새로 나온 블로그 서비스에 대해 알려주고 링크를 보내준다면 여러분은 비교적 손쉽게 해당 블로그 서비스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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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사용 가능성'이 클수록 사람들은 좀더 많이 그걸 써보고 더 빠르게 확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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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뱅킹, 클라우드 컴퓨팅, 농업 신기술, 컴퓨터 게임 등 다른 연구 분야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로 '시험 사용 가능성'은 채택에 있어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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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사용 가능성'은 불확실성을 줄이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새로운 것을 직접 경험하고 평가하면 이에 좀더 쉽게 접근하게 된다.
-225-
그렇다면 시험 사용을 통해 불확실성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다음의 네 가지 방식을 제시한다.
(1) 무료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라
(2) 초기 비용 부담을 줄여줘라
(3)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줘라
(4) 취소를 허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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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라
우버, 에어비앤비, 드롭박스처럼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른다. 파일 호스팅 회사인 드롭박스는 창업한 지 10년이 채 안 돼서 전 세계 오억 명 이상의 등록 유저를 보유하게 되었고, 이십만 개 이상의 기업과 조직에서 드롭박스를 사용해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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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박스가 사용한 방식은 일명 프리미엄freemium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일단 가입을 하면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파일을 저장하고 사진을 업로드하고, 다양한 부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단 한푼도 내지 않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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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의 영향력이 이게 전부라면 아쉬울 수 있다. 새로운 고객을 늘리는 일도 중요하나 결과적으로 비즈니스의 최종 목표는 수익 창출이니 말이다.
'프리미엄'은 '프리free'와 '프리미엄premium'의 합성어다. 기본적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되, 업그레이드 서비스나 고급 버전은 결국 비용을 내야 이용 가능하다는 게 이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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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파일을 저장할 때 메모리스틱이나 외장하드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파일을 저장할 용량을 충분히 무료로 제공해주는 드롭박스를 애용한다. 그러다보면 드롭박스를 통해 파일 공유를 하고, 그룹 프로젝트의 웹호스트로도 사용하고, 가장 소중한 디지털 콘텐츠까지 드롭박스에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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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은 이른바 전환 비용 때문에 이익을 본다.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일단 드롭박스에 방대한 자료를 저장해놓고, 드롭박스의 기능들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지면 다른 경쟁 서비스로 옮겨갈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다. 다른 경쟁 서비스에서 무료 저장 공간을 두 배 더 제공한대도 여간해서는 옮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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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과 유사한 것으로 면도기-면도날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물론 면도기-면도날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 초기 비용이 완전 무료는 아니다). 면도기 회사들은 자사 면도기를 매우 싸게, 때로는 무료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소비자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일단 소비자들이 특정 회사의 면도기에 적응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그 회사의 면도날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대로 특정 플랫폼에 갇힌다. 그런 다음 면도기 회사들은 비싼 가격에 면도날을 판매한다. 질레트의 창업자 킹 캠프 질레트는 이런 말을 했다. "면도기는 그냥 주고, 면도날을 팔아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호환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비디오게임이 만들어지면 회사들은 자사의 플랫폼을 매우 싼 가격에, 심지어 손해를 보면서 판매한다. 자사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비디오게임 소비자들을 많이 늘려놔야 게임을 팔아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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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크러시
뉴욕타임스 온라인 서비스
판도라, 스카이프, 링크드인, 이바이트, 스포티파이, 서베이몽키, 워드프레스, 에버노트 등도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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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에게 유료 서비스의 선택을 강요하기보다는 고객들이 원할 때 유료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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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박스가 처음부터 저장 공간을 유료로 제공했다면, 판도라 같은 회사에서 처음부터 광고가 나오지 않는 애드프리 버전을 출시해 이를 운영했다면, 대부분의 잠재적 사용자들은 이들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런 서비스에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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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사용자가 유료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료 사용자를 더 많이 모을수록 이들 가운데서 유료 사용자가 나올 가능성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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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비용 부담을 줄여줘라
... 바로 무료 배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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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로 신발은 자파토스라고 한다. 이제 슈사이트닷컴이 바뀐 이름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현재 자포스Zappos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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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스 이후 많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이 무료 배송을 시작해 오늘날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한다. 아마존 프라임 정책처럼 말이다. 전자상거래는 낮은 판매 가격이나 재미있는 광고 슬로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전자상거래 이용을 막는 장벽을 치움으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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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많은 소비자들은 10달러를 할인해주는 것보다 5.99달러의 배송비를 무료로 해주는 걸 더 매력적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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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단위의 대상을 작게 쪼개는 방식도 유용하다. 1년 단위로 계약하면 겁먹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체육관들은 1년 단위가 아니라 한 달 단위로 이용권을 끊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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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설득하는 대신 자기네 자동차를 사람들이 사용할 만한 장소에 가져다놓기로 했다.
아큐라는 럭셔리 호텔인 W호텔 체인과 손을 잡고 미국 내 W호텔에 자동차를 공급했다. W호텔의 컨시어지 서비스로 W호텔 투숙객이라면 누구든 아큐라 MDX를 타고 도시 어디든 갈 수 있도록 제공했다. W호텔의 모든 투숙객들은 서비스 예약만 하면 W호텔의 운전 기사가 모는 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아큐라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큐라를 시시하거나 지나치게 비싼 차로 인식할 수도 있다. 아큐라라는 브랜드를 처음 들어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W호텔에 투숙한 당신이 차로 어딘가에 가야할 때 운전기사가 딸린 차량을 무료로 제공해준다는데 이용을 피할리가 있을까? 거부할 이유가 없는 서비스였다. 그리고 W호텔에서 차량 제공 서비스를 이용해본 사람들 중에 아큐라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사람들도 생길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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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수익률ROI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쪽이 더 나은 방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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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 장난감 회사인 키위 크레이트도 비슷한 마케팅을 한다. 키위 크레이트는 구독자들에게 한 달에 하나씩 장난감을 보내주는데, 새로운 고객을 늘리기 위해 '생일 축하 상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부모가 자녀의 생일파티를 일정 규모 이상으로 계획할 때 신청만 하면 파티에 참석한 아이들이 가지고 놀 만한 장난감과 게임이 든 특별한 상자를 키위 크레이트에서 보내주는 서비스였다.
'생일 축하 상자'는 원래 이용하던 아이들을 계속 잡아둘 뿐 아니라 수십 명의 새로운 아이들에게 키위 크레이트 서비스를 알렸다. 집에 돌아간 아이들이 기념품을 보고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식으로 장래의 새로운 고객을 늘릴 기회를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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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를 허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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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 이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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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사용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일단 구매를 이끌어내면, 구매자는 구매한 물건을 계속 소유하려고 한다. 어떤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는 판매 가격이 적정한지, 그 가격을 치르고 상품을 구매해도 될지 고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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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단 상품을 구입하고 나면 다른 고민이 생긴다. 가령 어떤 잡지를 매월 5달러를 내고 구독하게 된 사람은 그 다음부터는 계속 구독하면서 5달러를 내는 게 합리적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이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고민이다. 어떤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시장 가격을 치르는 일을 주저하던 사람도 일단 그 서비스를 누리고 나면 그를 잃지 않기 위해 기꺼이 가격을 치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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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얻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에서 무언가를 포기하기 위해 얼마를 보상받을 것인가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다. 후자를 더 높게 인식하면 사람들은 가진 것을 더 유지하는 데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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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환불이나 반품 기간을 길게 제시할수록 환불이나 반품의 비율은 더 낮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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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더 크게 인식하므로 그 상품을 포기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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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발을 주문하면 관성이 바뀌어 새로운 신발을 주문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주문한 신발을 공들여 반품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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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사용을 통해 사람들은 해당 제품에 집중하게 된다. 어떤 상품을 구입할지 혹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끊임없이 비교를 한다. 이럴 때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면 더 좋을까? 여러 상품들의 장단점, 구매 조건, 그 외의 다양한 특성들을 비교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그중에서 최고를 고르려 한다.
-254-
그러나 일단 어떤 상품을 사용해보면 다른 상품들과 더이상 비교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해본 상품을 최종적으로 구매해야 할지 고민한다. 최고를 고르기보다 그 선택지가 충분히 괜찮은지 고려한다. 시험 사용해본 선택지가 만족스럽다면 구매를 결정한다.
-254-
사람들은 어떤 상품을 사용한 후 해당 상품의 구매 결정을 고민할 때는 다른 상품들에 대한 탐색은 하지 않는다.
-254-
무언가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을 네오포비아라고 한다. 동물들은 처음 보는 물체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경계하고 아이들은 한 번도 안 먹어본 음식을 기피하는 푸드 네오포비아를 겪는다.
-255-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네오포비아 증상을 가지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것,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것을 평가 절하하고 기피한다. 이렇게 되는 주원인은 새로운 것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255-
그렇기 때문에 시험 사용은 구매를 촉진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이때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파악하여 더 효과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255-
반품을 허용하고 시험 사용 기간을 제공해주면 사람들은 최악의 경우 반품하면 된다고 생각해 좀더 안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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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지도가 낮거나, 심지어 사람들이 브랜드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면 브랜드부터 알려야 한다. 아큐라처럼 잠재 고객들이 모이는 장소에 자신들의 제품을 가져다놓거나, 키위 크레이트처럼 기존 고객들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갈 수 있다.
-256-
필은 젊었을 때만 해도 자신이 훗날 마약 중독자와 알코올 중독자를 대상으로 카운슬링 회사를 운영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자신이 헤로인 중독자가 될 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필은 그럭저럭 성실하게 성장기와 청년기를 보내왔다. 그는 재무학 학사학위를 받아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하는 한 통신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뛰어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의 빅파이브 회계 회사로 이직해 모범적인 직장인의 삶을 살았다.
겉보기에는 괜찮았지만 그는 어렸을 때부터 중독에 취약했었다. 열아홉 살 때 한 친구에게 바이코딘을 두 알 받아먹었는데 그 몽롱한 느낌에 빠져 그 약을 계속 복용했다. 가짜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사기도 하고, 다른 친구에게 구하기도 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약통을 뒤져 훔치기까지 했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약물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고 믿었다. 대학에 들어가면 약을 끊겠다고 결심했고 실제로 대학에 입학하자 약물 복용을 단번에 중단했다. 그리고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모든 게 괜찮았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하던 무렵 지인에게 졸업 선물로 마약성 약물을 받고는 다시 약물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끔씩 복용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약물 복용 습관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의 일상은 마약성 약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마약성 약물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려고 했다. 그는 모두에게 별일 아니라고 하면서 다시 가짜 처방전까지 마련했다.
필의 가족은 그의 약물 복용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그를 마약 중독자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가족들은 마약 중독자라고 하면 직업이 없거나 약물 때문에 도둑질을 하는 사람을 떠올렸다. 하지만 필은 직업이 있었고, 잠깐 그러다가 말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여자 친구만 만나면 금세 약을 끊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중범죄로 여기는 처방전 위조로 체포돼 회사에서 해고당했고 결국 필은 집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헤로인에 손을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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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의견
선택지가 주어져도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의견을 쉽게 바꿀 수 있다.
-272-
강한의견
많은 관심을 가진 분야나, 강한 도덕적 신념과 관련된 주제, 문제 혹은 대상에 대해서는 강한 의견을 갖는다. 이에 대해서는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로 판단한다.
그렇기에 강한 의견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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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의견에 대해서는 이를 지키고자 하는 방어체계가 발동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강한 의견을 쉽게 포기하거나 바꾸기보다 오히려 기존의 관점에 반하는 의견을 무시하거나 이에 꼬투리를 잡는 편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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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의견을 바꾸려면 높은 한계점을 넘어서야 한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구조적 요소, 혹은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변화시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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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부분의 경우에 중독자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283-
블랙아웃 현상 때문에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
-283-
그러나 여러 사람이 똑같은 소리를 한다면 묵살하기가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순간에 한목소리를 낸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약물 중독 치료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이 한목소리를 내어야만 한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면 그들 모두가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당장에는 그 이야기를 인정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적어도 그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게 된다.
-284-
다수의 사람들이 동일한 이야기를 하거나 동일한 행동을 취하는 경우 해석의 문제는 사라진다. 반면 앞서 언급했듯이, 한 사람이 하는 말이나 행동에는 까다로운 해석이 뒤따른다. 그 사람의 견해가 개입됐을 수도 있고, 그 사람과 당신의 반응도 다르기 때문이다.
-285-
이제부터 보강 증거를 찾아 많은 이들을 설득하려 목소리를 낼 때,
(1) 어떤 사람들이 관련되는 게 효과적인지(혹은 어떤 출처가 가장 효과적인지)
(2) 언제 보강 증거를 꺼내는 게 효과적인지
(3) 어떤 방식으로 이를 배치하는 게 효과적인지
-287-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가 지닌 힘이 동일할까? 아니면 다른 사람보다 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있을까?
-287-
공연에서 나오는 웃음소리를 자신들과 같은 사회집단의 웃음소리라고 인식했던 첫번째 그룹의 경우 행동이 바뀌었다. 그들은 네 배나 더 많이 웃었다.
-289-
사회적 동질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289-
무작정 고객 별점이 높은 호텔을 찾지 않을 것이다. 자신과 동질적인 고객들 사이에서 평점이 높은 호텔을 찾을 것이다.
-289-
자신과 동질성이 높은 사람들의 평가를 참고하는 경우 해석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낮다.
-290-
또다른 내가 없다면 그나마 동질성이 높은 사람이 나와 가깝다. 동일한 상황에 접근하거나 동일한 문제를 겪는 사람이 나와 가깝다. 동일한 상품이 필요한 다른 사람들, 동일한 시장상황을 겪고 있는 다른 회사들. 이들이 우리와 더 비슷할수록 이들의 평가와 선택은 더욱 확고한 증거로 작용하며,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290-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혹은 자신이 추구하는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알코올 중독 문제를 겪는다면,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그 결과 당신의 태도도 변한다.
-291-
이벤트를 진행할 때는 자리도 신경써서 배치해야 한다. 잠재 고객들이 접하는 기존 고객들의 동질성과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잠재 고객의 왼편에는 잠재 고객과 같은 업종의 회사에서 일하는 기존 고객을 배치하고, 오른편에는 업종은 다르지만 잠재 고객과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서 일하는 기존 고객을 배치할 수 있다. 잠재 고객이 자신과 비슷한 기술적 필요를 가진 사람이나 똑같은 분야에 근무하는 사람과 대화하게끔 이끌어준다.
-295-
동질적인 사람들을 통해 의견의 타당성이 높아지고, 다양한 사회집단의 사람들을 통해 의견의 중복 삭제를 막아 의견의 설득력이 더욱 강화된다.
-295-
언제 목소리를 낼 때 효과적인가?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증거로 다양한 출처의 목소리를 모을 때 증거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하지만 언제 이런 목소리를 낼 때 효과적인지도 중요하다.
-295-
개입치료사는 참가자가 현실을 받아들이게끔 유도한다. 중독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야단을 치거나, 중독자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 대신 주변 사람들이 중독자를 얼마나 우려하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전달한다.
-297-
개입 치료사들은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하는 행동을 그만두라고 수개월, 심지어 수년에 걸쳐 간헐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개입치료를 할 때는 주변 사람들의 뜻을 중독자에게 한 번에 전달한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중독자에게 바라는 바를 드문드문이 아니라 단번에 전달 한다.
-297-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제안이나 설득은 변화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300-
스프링클러 전략과 소방호스 전략
-302-
접근하는 대상이 약한 의견을 가진 경우라면, 즉 약간의 증거만으로도 설득할 수 있는 경우라면 스프링클러 전략이 최선의 선택이다. 잠재 고객들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에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각 시장에서 한 명씩 잠재 고객을 설득하면 결국 모두에게 정보가 퍼지니 그걸로 충분하다.
-304-
이런 경우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은 자원 낭비나 다름없다. 잠재 고객들은 변화를 일으키는 데 필요한 것 이상으로 설득을 듣게 되고, 다른 곳에 투입될 수도 있었던 자원이 한곳으로 몰린다.
결국 소방호스로 물을 쏟아부으면 필요 이상의 물이 낭비될 뿐이다.
-305-
'무거운 물체'처럼 강한 의견을 가진 경우에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므로 스프링클러 전략으로는 견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305-
설득 대상을 움직이기 위해서 강한 증거가 필요한 경우라면 자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308-
설득 대상이 강한 의견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변하지 않는 경우, 여러 출처에서 계속해서 그에 대해 듣게끔 사회적 인큐베이터를 만들어야 그들 역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308-
무엇이 약한 의견인지 강한 의견인지 파악하려면 그게 얼마나 변하기 쉬운지를 고려해야 한다. 구입 가격이 비쌀수록, 전환 비용이 많이 들수록, 리스크가 클수록, 논란의 여지가 많을수록, 설득의 대상은 약한 의견보다는 강한 의견이 되기 쉽다. 이런 강한 의견을 바꾸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309-
강한 의견을 바꾸는 일은 힘들긴 하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더 많은 보강 증거를 갖춰 그 무게를 극복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많은 증거가 다양한 출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310-
"똑똑하다고 평가받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둔 그런 사람들도 마약이나 알코올에 중독됩니다. 가족들은 인생의 다른 분야에서는 유능한 사람이 어떻게 중독 문제를 이겨내지 못할까 의아할 겁니다.
하지만 그건 혼자서 당뇨병이나 암을 못 이겨내는 일과 같습니다. 중독, 그건 질병입니다. 혼자서는 이겨낼 수 없는 질병이요."
-311-
사회심리학의 창시자로 통하는 쿠르트 레빈은 독일에서 공부했으나, 나치당의 독재를 피해 1933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를 교묘하게 심리 실험으로 바꾸는 마법사였고, 세상을 얼마나 더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315-
레빈은 일련의 조사를 통해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부속 고기를 먹는 것이 영양 면에서 손색이 없고, 애국자가 되는 길이긴 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려줘봐야 사람들은 행동을 바꾸지 않았다. 레빈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부속 고기를 먹게 설득할까?" 하고 질문을 던지지 않고 다르게 접근해보기로 했다. 이 책을 통해 얘기해온 내용들과 비슷하게 사람들이 부속 고기를 섭취하지 않게 막는 장벽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이를 멈출 수 있는지부터 찾았다.
레빈은 면담, 관찰,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사람들의 부속 고기 섭취를 가로막는 주요한 장벽들부터 찾았다.
-315-
캠페인에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레빈은 부속 고기 섭취에 관한 강의가 아니라 시민 참여 토론으로 형식을 바꿨다. 주부들에게 뭘 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게 아니라 주부들을 토론회에 참여시켜 직접 부속 고기 섭취에 관해 의견을 나누게 했다. 주부들은 '자신과 같은 주부들이' 변화를 이끌고 미국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음을 토론회를 통해 인식하게 되었다.
-318-
토론회에 참석한 주부들은 저마다 부속 고기를 어떤 식으로 요리하고 있는지 어떻게 섭취하는지를 공유했다.
-318-
무언가를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제대로 이해하라
-321-
"캠프에서 이주를 보내자 국적만으로 상대를 판단하지 않게 됐어요. 그 사람 자체로 판단하게 되었죠."
-328-
평화의 씨앗은 단번에 큰 변화를 주문하지 않았다. 대신 점진적으로 거리감을 줄여나갔다. 첫날부터 각국 참가자들에게 서로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저 처음에는 같은 숙소에서 잠을 자도록 했고, 그다음에는 같은 식탁에서 식사하도록 했고, 그다음에는 같은 팀에서 활동하도록 했다. 그러자 각국 참가자들은 서로 대화를 시작했다. 같은 팀으로서 수행하는 프로그램 활동은 참가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토대가 되어주었다.
-331-
여름캠프가 삼 주일 동안 짧게 진행된다는 점도 참가자들의 불안감을 줄여줬다. 최악의 경우라 하더라도 참가자들은 곧 전과 같은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332-
행동과학자 쿠르트 레빈은 이렇게 말했다. "무언가를 정말로 이해하고 싶다면 그것을 변화시켜보라." 나는 그 역도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그것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333-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할 때 우리는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나 변화만 생각하고, 그런 목표나 변화가 모두에게 옳고 좋은 것이라고 맹신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아는 정보와 사실을 상대에게 제시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상대가 우리를 따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와 지향점에 몰입한 나머지 변화를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부분, 즉 변화 대상을 이해하는 일을 간과한다.
-333-
그들이 누구인지는 물론이고, 그들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원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왜 그들은 아직까지 변하지 않았는지, 그들의 변화를 어떤 장벽이 가로막고 있는지, 혹시 단순히 주차 브레이크가 잠겨 있는 상황은 아닌지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333-
사람들의 변화를 가로막는 장벽이 무엇인지를 더 정확히 파악할수록 더 쉽게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334-
우리 삶의 커다란 변화는 그랜드 캐니언처럼 만들어진다. 다수의 중대한 계기들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바뀐다.
-336-
리액턴스 효과:
압박을 받으면 사람들은 저항한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거나 강압적으로 설득하기보다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만들며 의도하는 쪽으로 이끌어야 한다.
소유효과:
사람들은 현상 유지를 바란다. 이러한 소유 효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변화하지 않았을 때 치러야 하는 비용을 알려줘 변화하지 않는 것이 생각보다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거리감:
사람들은 자신의 인식 영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견해에 대해서는 좀처럼 동의하지 않는다. 기각 영역에 있는 견해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하거나 거부하므로 작은 것부터 부탁해서 거리감을 좁히거나 공감대를 기반으로 인식의 판을 바꾸는 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불확실성:
불확실성은 변화의 속도를 늦춘다. 변화 앞에서 사람들이 멈추는 일을 막으려면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제품의 시험 사용 가능성이 클수록 소비자들의 구매 가능성 역시 커진다.
보강 증거:
누군가를 설득하고자 할 때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다양한 출처에서 모은 보강 증거는 해석의 문제를 극복하게 해준다.
-338-
<변화를 가로막는 다섯 가지 장벽들을 점검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
리액턴스 효과 줄이기
소유 효과 낮추기
거리감 좁히기
불확실성의 해소
보강 증거의 제시
-339-
적극적 청취:
상대방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면, 상대방이 변화하지 않는 이유를 알려면 상대방부터 이해해야 한다. 적극적 청취는 이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들으면서 적절한 질문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상대방에게 당신이 듣고 있다는 사실도 인식시켜줘야 한다. 당신이 상대에게 집중하고 있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 따라가고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349-
적극적 청취를 위한 몇 가지 방법:
1.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표현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디랭귀지도 활용해야 하고, 추임새도 넣어줘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고, 상체를 상대방 쪽으로 기울이고, 상대방과 눈을 맞추며 "그렇죠" "네네""그랬군요"라고 하면서 적절히 호응해야 한다. 이런 짧은 응답은 대수롭지 않게 보여도 함께 대화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보디랭귀지나 짧은 대꾸 같은 피드백이 없다면 상대는 대화에 자신감이나 흥미를 잃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대화의 의미를 잃을 수도 있다.
-350-
2. 질문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간다.
적절한 질문은 대화를 지속하고, 대화자 사이에 신뢰를 형성한다. 자기소개부터 스피드데이트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살펴보면 더 많이 질문하는 사람이 더 호감을 산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유용한 정보를 얻어 함께 대화하는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350-
그러나 질문을 한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왜 쓰레기 안 버렸어?"같은) 이유를 캐묻는 질문을 하면 상대방은 추궁당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혹시 집에 총기가 있습니까?" 같은) '예''아니오'처럼 단답형으로 대답하게 만드는 질문도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는 데는 비효과적이다.
-350-
반면 ("그 일에 대해 더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와, "와, 어떻게 그렇게 된거죠?" 같은) 열린 답변을 할 수 있는 질문은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뿐 아니라 나중에 유용하게 활용될 만한 정보를 얻게 해준다.
-351-
3. 고요함의 힘을 이용한다.
고요함에는 상대방을 누르는 압박감이 있다. 이에 사람들은 고요함을 이기지 못하고 입을 열게 된다.
-351-
질문을 계속 던지며 대화를 이어가기보다 고요함의 힘을 이용해 상대방이 침묵을 깨게 만든다.
-351-
전략적인 고요함은 메시지의 힘을 더욱 강화하고,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352-
4. 상대방의 말을 따라 한다.
상대방의 발언 가운데 마지막 몇 단어를 따라 하면 상대방의 발언을 집중해서 듣고 있음과 상대방의 발언에 동조한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
이때 상대가 사용한 단어를 정확히 똑같이 반복하기보다는 한두 단어를 바꾸면 더 효과적이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조금 달리 하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전부 이해하고 있음을 전할 수 있다.
-352-
5. 상대방과 공감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정보만큼이나 감정도 중요하다. 정보와 숫자도 물론 필요하지만, 공감하는 데 실패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352-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고, 상대방에게 공감한다는 점을 표현하라. "화가 나신 것 같아요"라든가 "많이 당황하셨겠어요" 같은 표현은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잇다는 점과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전한다.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상대방에게 공감한다고 표현을 함으로써 상대방의 원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353-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의 활용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은 유료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해야겠다고 판단할 만큼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게 무료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되, 무료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길 정도로 지나치게 많이 제공하지는 않는 게 핵심이다.
-355-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할 때는 일단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는지를, 그리고 얼마나 많은 무료 사용자들이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신규 회원 증가가 정체된다면 기존의 무료 서비스가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므로 무료 서비스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신규 회원은 빠르게 증가하지만 유료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는 사용자들의 비율이 너무 적다면 무료 서비스를 지나치게 관대하게 제공하거나, 유료 서비스가 무료 서비스와 차별점이 없다고 해석 가능하다.
-355-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할 때 무료 서비스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 제한을 둘지 결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355-
뉴욕타임스는 무료로 읽을 수 있는 기사의 숫자를, 드롭박스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장 공간의 크기를 제한한다. 체육관이나 강의 프로그램의 경우 30일 무료 체험이나 첫 강 무료 수강처럼 기간을 제한한다. 판도라나 캔디 크러시 같은 경우 (광고를 봐야 하거나 게임의 특정 레벨에 접근할 수 없는 식으로) 무료 사용자의 기능에 제한을 둔다.
-356-
만약 사용자들이 특정한 가치에 대해 바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일부 기능을 제한하는 게 최선이다. 그게 아니라 서비스의 전체 서비스에 접근해야 최상의 경험을 한다면 사용 기간이나 기능에 제한을 두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356-
변화를 가로막는 장벽 혹은 주차 브레이크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면 일단 그 실체부터 파악해야 한다.
-357-
사용자들의 시간과 돈을 아껴준다는 새로운 여행앱이 출시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일반적으로 이 앱을 개발한 회사는 앱의 장점을 앞세워 홍보할 것이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절반은 줄여주고, 호텔비와 항공료를 25퍼센트 더 절약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장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용자들은 이 앱으로 쉽게 넘어오지 않는다. 어떤 사용자들은 여행 준비를 하거나 여행비를 쓰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 못한다. 어떤 사용자들은 앱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어떤 식으로 돈을 절약하게 해준다는 거지?') 진짜라고 믿지 못할 수도('앱이 실제로 뭘 해준다는 거지?')있다. 앱 사용에 있어서 부가적인 제한이 가해진다거나 사용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다.
-357-
의사가 환자의 병을 제대로 진단하기 전에 효과적인 약을 처방할 수 없듯이,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기 전에 올바른 해법을 찾아낼 수 없다.
-358-
앱이 어떻게 돈을 절약해준다는 건지 사용자들이 이해하지 못해서 이 새로운 여행앱에 끌리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설명해주는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358-
사용자들이 앱을 사용할 때 부가적으로 제한이 가해진다거나 사용이 어렵지 않을까 하고 짐작한다면 다른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때는 이 앱이 돈을 절약하게 해준다고 주장해봐야 소용이 없다. 치통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에게 손목에 부목을 대는 일이나 다름없다.
-358-
어떤 상황에 작용하는 영향력 혹은 요인들을 파악하는 전문적인 기법으로 역장 분석이 있다. 사람들이 가진 진짜 문제나 사람들의 행동을 막는 장벽을 파악하는 데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역장 분석의 첫번째 단계는 변화의 지향점을 정의하기다. 목표의 발견, 이상향, 최종 지향점 등으로 거래선과의 장기 계약 체결, 새로운 계획에 대한 경영진의 재가, 부모에 대한 배우자의 불평 중단을 예로 들 수 있다.
-359-
변화의 장벽을 파악하려면 미래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봐야 한다.
-360-
앞으로 어떻게 해야 변화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왜 아직까지 변화하지 못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왜 지향하는 변화가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는가? 무엇이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가? 지금까지 무엇이 목표 달성을 방해했는가?
-360-
장벽을 파악하려면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누가 변화를 반대하는가? 변화가 유발하는 비용이나 리스크는 얼마나 되는가? 거래선은 무엇을 걱정하는가? 경영진은 왜 이번 계획을 승인하지 않는가? 경영진은 무엇을 우려하는가?
-360-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는 게 아니라 변화를 가로막는 장벽을 치우거나 낮추는 것이다.
-362-
음식의 맛 때문에 자녀의 변화가 가로막혀 있다면 콜리플라워를 활용해 만든 맥앤드치즈를 맛보라고 권하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방과후 활동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서 정크푸드를 먹는다면 냉장고에 꼬마 당근을 소분 포장해놓고 그걸 가져가라고 할 수 있다.
-362-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된 리액턴스 효과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자유와 선택권이 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경고나 권유나 설득과 반대로 행동한다.
-364-
'진실 캠페인'은 금연에 관한 프레임을 전환했기 때문에 성공을 거뒀다. 청소년 흡연은 원래 저항의 행동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건강을 위해 흡연하지 말라고? 나는 그런 말은 듣지 않아.') 하지만 '진실 캠페인'으로 청소년 흡연은 순응의 행동으로 프레임이 전환되었다. 청소년 흡연을 힘있는 담배 회사들의 홍보에 순진하게 넘어가는 행동으로 프레임을 바꾼 것이다.
-366-
리액턴스 효과의 존재를 애써 모른 척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힘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했다. '청소년들이여, 무언가에 저항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너희가 저항할 대상은 담배 회사들이다. 너희들의 행동을 조종하려는 건 우리가 아니라 담배 회사들이야.' 이렇게 담배 회사들이 진행하는 마케팅의 실체와 그들의 진짜 힘을 청소년들에게 알려줌으로써 담배 회사들의 흡연 유도 광고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청소년들이 담배를 끊게 이끌었다.
-366-
리액턴스 효과가 작용한다는 사실을 인정만 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길거리에서 행인들에게 파킹미터에 쓸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는 실험을 진행하면 절반 정도의 행인들만 돈을 빌려준다. 그러나 행인들에게 ("그러고 싶지 않을 거라는 건 알지만, 파킹미터에 쓸 돈을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라고 말하는 식으로) 요청헤 대한 리액턴스 효과를 인정하면서 말을 꺼낸다면 거의 모든 이들이 돈을 빌려준다. 리액턴스 효과를 인정하는 발언이 상대의 자유의지를 인정하는 효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언은 강제로 행동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선택을 한다는 걸 강조하는 식으로 전해진다. 리액턴스 효과가 작용한다는 걸 인정하고 그러한 뜻을 전하면, 사람들은 좀더 변화할 것이다.
-366-
심도 있는 청취가 성공하려면 상대방을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수동적인 청취자로서가 아니라, 유권자가 대화의 대부분을 이끌어야 한다. ... 단순히 의견을 묻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왜 그런 의견을 갖게 되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부정적인 태도로 그런 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우호적인 태도로 말이다. ... 민감하고 복잡한 주제를 다루면서 상대방과 대화를 계속 이어가려면 상대방을 배려하며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
-372-
경험이나 감정을 공유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생각, 감정, 태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372-
일상 대화에서 "리스크가 있다"와 "불확실하다"는 말은 의미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되지만, 이 둘은 기술적으로 조금 의미가 다르다. 학자들은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어떤 결과가 발생할 확률을 알 때는 "리스크가 있다"고 표현한다. 예를 들어 동전 던지기를 할 때 동전의 어느 한 면이 나올 확률은 50퍼센트다. 앞면이 나올지 뒷면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어느 한쪽 면이 나올 확률이 50퍼센트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반면, 결과를 예측할 수도 없고 어떤 결과가 발생할 확률도 모를 때는 "불확실하다"고 표현한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어떤 색일까? 여러분으로서는 이 답을 예측할 수도 없고, 어떤 색상이 답이 될 확률도 알 수 없다.
-373-
넷플릭스, 체육관, 통신 서비스 등은 기본적으로 구독방식이다. 사용자가 따로 변경 요청을 하지 않는 한 매달 기존과 똑같은 서비스가 제공되고, 똑같은 요금이 청구된다. 반복되는 구매 행위를 할 때마다 브랜드나 서비스 내용을 판단하고 결정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구독 모델은 반복되는 구매 행위가 유발하는 번거로운 장벽을 제거해 소비자들이 기존과 똑같은 구매 행위를 지속하도록 유도한다.
-374-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상품이 좋아야 한다. 상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 사람들은 잠시 사용하다가 다른 상품으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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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이나 취소를 쉽게 허용해주면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착이 떨어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 본능적으로 애착을 갖게 되는데, 여러 연구에 따르면 언제든지 반품할 수 있는 상품이라면 이러한 애착 본능이 발현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판매자에게 보내면 되기 때문에 애착을 가질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갖는 영역이 상품의 품질이나 효과성 쪽이라면 반품이나 취소를 쉽게 허용하는 방식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 신발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드롭박스의 기능이 자신에게 유용한지 직접 확인해보고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갖는 영역이 개인적인 취향 쪽이라면('라임그린 색상의 스웨터가 내 취향일까?') 반품이나 취소를 쉽게 허용하는 방식은 역효과를 만들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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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를 집중적으로 제시하면 역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증거의 집중적인 제시가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인식되거나, 상대방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집중적으로 이뤄지면 오히려 거부감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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