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오르는 만큼 돈 빌리러 다녀야 하는 동대문의 현실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B2B 거래는 현금으로만 가능합니다. 소매 입장에서야 카드로 결제할 수 있으면 베스트이지만, 도매에서 카드를 받지 않죠. 그래서 삼성카드와 협업해 소매가 저희에게 카드로 결제하고, 저희는 도매에게 현금으로 상품 사입비를 결제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어요. -이연-
-이연 대표 인터뷰-
쇼핑몰이 오프라인보다 더 나았나?
이연:
매출액은 비슷했지만 일은 훨씬 힘들었어요.
두타몰에서는 객단가가 20–30만 원인데, 여기는 2–3만 원짜리를 팔았거든요. 10개 팔아야 두타몰에서 1개 파는 꼴이었어요.
설상가상 주문량이 늘어 매장은 점점 창고처럼 변해갔어요. 그래서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쇼핑몰에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여기서 진짜 문제가 터졌어요. 매출이 커지면서 현금 비유동성 문제를 직접 경험한 거죠.
처음 말씀드렸듯, 동대문은 도매에 현금을 당일 지급해야 해요. 스타일쉐어 같은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서의 매출액 입금은 한 달 뒤죠. 그러니 매출이 오르면 오를수록 현금흐름이 막혔어요.
보통 익월 10일이 지급일인데, 월초까지 매일 돈 빌리러 다니는 게 일이었어요.
심지어 매출액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했죠.
돈을 못 빌리면 도매 상품 대금 결제가 지연되고, 그러면 또 물건 받는 날짜가 딜레이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 배송이 늦어져요.
신보나 은행에서는 돈을 빌릴 수 없을 때 어떻게 했나?
이연:
처음에 돌파구로 생각한 것은, 플랫폼 매출이 아닌 자사몰 매출을 올리는 거였어요.
자사몰 카드 매출은 보통 구매 확정된 다음 주에 들어오거든요.
다음 달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 자사몰에 좀 더 집중했죠. 그런데 자사몰이 잘되려면 광고 집행을 잘해야 해요.
광고 집행을 하려면 또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이런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했죠.
삐끗하면 회사가 넘어갈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나?
이연:
업계의 대선배님들을 만나서 조언을 얻은 적도 있어요.
연 매출 300억 이상 하는 큰 패션 회사 선배님을 만나서 “선배님 회사 재무제표 상태는 어때요?” 물어보니, 그 자리에서 돈 빌리는 전화를 하시더라고요. 규모가 큰 곳도 마찬가지였던 거죠.
현금이 없어서 고생하는 게 단순히 소매만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사입삼촌도, 도매도 같은 문제를 겪었죠. 사실상 동대문은 모두가 현금에 말라 있는 거죠.
돈을 받아야 물건이 가는 게 기본이지만, 상호 신뢰 관계가 형성된 B2B 거래조차 당일 현금만 가능한 건 문제라 생각했죠.
그래서 어떻게 대처했나?
이연:
당시 쇼핑몰 월 매출이 억대였지만 장부상의 돈이었죠.
도매도 소매도 사입삼촌도 다 같이 고생한다면, 차라리 동대문 패션 도소매 시장의 B2B 거래를 해결해 보자… 그렇게 해서 내놓은 게 ‘셀업’이에요.
셀업은?
이연:
우선 제가 쇼핑몰을 운영하며 느낀 B2B 거래의 불편한 점을 하나하나 풀어보려 했어요.
정말 힘들었던 게‘세금계산서 문제’예요.
매월 거래하는 도매 500곳과의 거래 내역을 정리하고, 사입삼촌을 통해 500개 도매처에 전달하는 것만 3–4일이 걸려요. 이걸 A4 용지로 출력해서 사입삼촌들이 도매에 하나하나 뿌리고 다니죠. 그러면 도매에서 이 자료를 보고 소매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요.
왜 그렇게 번거롭게 일하는가
이연:
그쵸, 다른 산업에서는 이런 일이 없죠.
거래할 때마다 전자세금계산서 주고받고 끝내잖아요.
그걸 추려서 월말 결산만 살피는 거고… 그런데 동대문은 현금거래에 수기로 써놨다가 월말에 일괄적으로 정리하니 너무 복잡하고, 꼬이는 부분도 자주 발생하는 거죠.
현금 거래로 하는 게, 세금 안 내려고 하는 꼼수도 있지 않나?
이연:
요즘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세금 안 내려고 현금거래만 하는 문제는 거의 사라졌어요.
대부분의 도매처가 매달 거래 내역을 몰아서 소매에 세금계산서를 끊어요.
소매는 그걸 보고 매월 10% 부가세를 따로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세액을 입금해요.
또 번거롭긴 한데 도매도 이해가 가는 게… 세금계산서를 너무 자주 발행하다 보면 가끔 소매에서 부가세 10%를 깜빡하고 입금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거든요. 이런 이유로 월 1회 세금계산서 발행이 동대문의 룰이 된 거죠.
그래서 “동대문의 규칙을 준수하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을 하게 만들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최소한 매일매일 거래 내역을 손으로만 쓰지 말고 모바일 앱에도 입력하면, 서로 헷갈릴 거 없고 종이 뽑아서 왔다 갔다 시간 허비할 일도 줄어들 거로 생각했죠.
셀업은 그 기능으로 시작했어요.
출처:
ppss.kr/archives/228897
‘파오차이’에 분노, 김치 PPL에 위로받는 시청자 (0) | 2022.03.24 |
---|---|
[쉐어그라운드] 유저확보, 사입삼촌을 통해 문제 해결 (0) | 2022.03.24 |
[쉐어그라운드] 도예 전공 후 동대문 뛰어들기까지 (0) | 2022.03.23 |
[쉐어그라운드] 동대문 사입삼촌 IT 서비스 - 이연 대표 인터뷰 (0) | 2022.03.23 |
다날엔터테인먼트, 다산북스 웹툰 OST 제작 (0) | 2022.03.22 |
댓글 영역